인천 신포동 80년대 경양식 돈가스 전문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솔직 후기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어느 날 문득 떠 오르는 것이 예전에 먹었던 음식 맛이다.

집에서 어머니가 해 주신 밥과 반찬 또는 군대 훈련소에서 먹었던 초코파이 한 입.

 

다시 먹을 수 있는 음식도 있고 그렇지 못한 음식도 있다.

상황과 환경이 그때와 같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외식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특별한 음식으로 기억되는 것이 있다.

그 음식은 경양식 돈가스다.

 

서양식 음식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다고 해서 만들어진 경양식.

 

많은 한국 남성들의 고래 잡는 날 미끼된 돈가스 중 최고 존엄이라 불릴만한 경양식 돈가스.

지금은 외식할 음식의 선택권이 많아지며 경양식 돈가스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불현듯 갑자기 옛날에 먹었던 음식이 떠 오른다.

 

일본식 돈가스가 있고 치즈 돈가스가 있고 별별 돈가스가 다 있지만 어릴 때 먹었던 돈가스.

옛날 데이트 때 돈 좀 쓴다 하면 갔던 경양식 레스토랑의 돈가스.

 

하지만 경양식 돈가스를 판매하는 식당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명맥이 유지되지 않고 대부분 사라졌다.

그럼에도 그동안 잊고 살았던 책장 속 학교 졸업 앨범을 펼쳐 보이듯 과거의 기억을 떠 올리며 경양식 돈가스를 찾는 사람들은 없어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 시절 먹었던 경양식 돈가스를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찾았고 옛날 경양식 돈가스를 판매한다고 해서 방문했더니 그때 그 돈가스가 아닌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서운한 마음이 있지만 시대의 흐름이라 체념했을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 인천의 중심이었던 동인천에 아직 경양식 돈가스를 이어 오는 식당이 있었다.

 

동인천 3대 경양식 돈가스라고 명한 적이 있었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왕돈까스), 씨사이드, 등대 경양식.

 

이곳을 모두 방문했었던 적이 있는데 그래도 그중 최고 존엄은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왕돈까스)라고 생각된다.

그전에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한 식당이지만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알려지고 각 종 미디어에 주목을 받으면서 이제는 웨이팅이 없으면 가기 어려운 식당이 되었다.

 

오늘이 처음 방문은 아니지만 여행 유튜버 서재로36이 영상을 찍으며 방문했던 장면(영상 28분 즈음)을 보자 잊고 있었던 경양식 돈가스의 기억이 떠 올랐다. 

 

2025년 10월, 오래 오래간만에 다시 방문하게 된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이전에는 잉글랜드 왕돈까스였는데 이름이 바뀌었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주차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에 자체 주차장은 없다.

다만 공영 주차장이나 건물 근처 빈 곳에 불법 주차 단속이 되지 않길 바라며 빈 곳에 주차하는 방법이 있다.

 

주차 단속을 잘하는 것 같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주차할만한 길가엔 차량이 가득하니 마음 편하게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고 마음 졸이지 않는 길이다.

 

용동 공영 주차장

주소 : 인천 중구 용동 177-2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와 걸어서 1분 정도 걸린다.

82m만 걸어가면 되는 아주 가까운 거리다.

 

이 근처엔 93세가 되었지만 아직도 정정하신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이자 가천대학교 총장의 기념관이 있다.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은 없지만 이곳에서 처음 산부인과를 개원했고 지금은 기념관으로 사용되는 건물이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웨이팅

건물 외관을 보면 리모델링과는 거리가 있는 건물에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가 위치해 있다.

주변 건물들을 봐도 리모델링을 했거나 신축한 건물이 많이 없어서 어색한 모습은 아니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엘리베이터

건물 2층에 위치한 식당에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걸어 올라가도 되지만 엘리베이터가 있으니 굳이 걷진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몇몇 사람들이 대기를 하며 입장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는 역시인지 식사하기 애매한 시간임에도 웨이팅이 있었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웨이팅

웨이팅을 등록해야 했는데 수기로 하거나 키오스크가 있는 게 아니다.

은행이나 관공서에서 뽑는 번호표 기계에서 직접 뽑고 순서를 기다리면 된다.

 

순서가 되면 띵동 소리와 함께 몇 번이 입장하는지 안내가 나온다.

신기한 것은 번호표에서 맞는 게 번호와 남은 대기 인원 빼고는 맞는게 없다.

 

방문한 날도 10월 6일이 아니고 방문한 시간도 오전 10시 17분도 아니다.

중요한 건 번호이니 별 문제 되진 않겠지만 언제 방문했는지 기록하기 위한 번호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대기 인원

자리에 앉아 각자 휴대폰을 보며 기다리는 사람들.

가족 단위부터 연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방문해 대기하고 있었다.

 

대기하며 주위를 보니 옛날 경양식 식당이 그랬듯 약간은 어두침침한 조명 그리고 옛날부터 사용했을 법한 의자와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은행에서 듣던 벨 소리와 함께 들고 있는 번호표의 번호가 불린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실내

종업원의 안내에 따라 앉은 식탁.

식당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DJ 박스와 셀프 반찬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DJ 박스에서 선곡해 주는 DJ가 있었는데 지금으로부터 수십 년 전에는 저곳에서도 누군가 음악을 재생해 준 것 같다.

 

지금은 자리만 남아 있으니 마치 유적지 같다.

앉은자리를 둘러보니 바로 앞에 셀프바가 있었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에서 종업원이 서빙해 주는 것은 돈가스뿐이다.

그 외 수프, 밑반찬, 음료 등은 손님이 직접 가져다 원하는 만큼 먹으면 된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실내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벽면에는 유명인들의 사인이 붙어있다.

지금은 2망만 보이지만 빈 벽면 곳곳에 사인이 있었다.

 

응답하라 1988을 촬영 후 남긴 사인으로 보이는데 배우 라미란과 김성균의 사인이 보인다.

출입구 근처에는 음료를 마실 수 있는 기계가 있다.

 

그 앞에 있는 컵에 음료를 따라서 원하는 만큼 마시면 된다.

돈가스 주문

식탁 위에 있는 메뉴판을 펼쳐 본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메뉴판

돈가스 매장답게 흔히 알고 있는 돈가스와 생선가스가 눈에 들어온다.

 

잉글랜드 옛날 돈까스 : 12,000원

반반 돈까스 : 15,500원

생선까스 : 15,000원

치즈돈까스 : 16,000원

왕돈까스 : 19,000원

 

식사 주문 시 음료와 수프는 무료.

단 식사를 안 할 경우, 6세 이상 1인은 셀프 코너 이용 시 음료와 스프 3,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추가 메뉴

빵 1,500원 (2개)

밥 1,500원

 

주류 : 5,000원

 

잉글랜드 옛날 돈가스를 주문한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셀프 반찬

주문을 한 뒤 셀프바에서 수프, 깍두기, 샐러드를 담아 온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은 수프.

 

이전에 이곳의 수프는 크림 수프였다.

경양식의 추억이 있다면 어떤 수프인지 알 수 있는 약간 노란색의 크림 수프.

 

하지만 유명세가 높아지며 수프는 브로콜리 수프로 바뀌었다.

원래 수프를 바꿀 계획인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이 아쉽다.

 

이전 수프는 옛 경양식을 떠 올리는 스프맛임과 동시에 맛있었는데 지금의 이 스프는 맛이 없다.

먹을 만 하지만 이건 경양식 수프가 아니다.

 

사람은 많이 몰려오고 기존 수프는 맛있어서 많이 소모된다.

하지만 스프는 나가야겠으니 맛이 떨어지는 수프로 내놓자.

 

이렇게 생각하고 결정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

 

그 외에 다른 반찬들은 좋다 나쁘다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샐러드 소스는 신 맛이 강하므로 적당히 넣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요구르트가 들어간 것 같은 신 맛이다.

잉글랜드 왕돈까스 실물

돈가스가 나왔다.

요즘 큰 돈가스가 많아서 그런지 왕돈가스라고 하지만 왕이라기엔 조금 작아 보인다.

 

셀프로 다른 밑반찬들을 가져와서 그런지 돈가스에 배치된 반찬은 그 양이 많지 않았다.

구성도 좀 특이하다.

 

부대찌개에도 들어가는 베이크드 빈과 양배추 샐러드와 단무지 혹은 파인애플, 마카로니가 근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맛없는 것은 아니지만 볶은 당근, 절인 오이, 마카로니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그 외의 반찬은 셀프바에서 깍두기, 샐러드를 가져오면 되지만 경양식 돈가스 하면 생각나는 베이크드 빈이 아쉽다.

 

돈가스의 두께는 경양식 돈가스답게 두껍진 않다.

지금이야 일본식 돈가스가 보급되어서 두꺼운 돈가스를 쉽게 만나 볼 수 있으나 경양식이 유행할 땐 그와 같은 스타일은 없었다.

 

얇게 편 돈가스에 옅은 갈색 소스가 뿌려진 돈가스는 경양식 돈가스의 표준이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스프라이트

선택 가능한 음료 중 스프라이트를 떠 온다.

컵 사이즈가 아쉽다.

 

패스트푸드점에서 제공하는 컵 크기였다면 넉넉히 담아왔을 텐데 크기가 작아서 몇 번을 왔다 갔다 해야 한다.

혹은 여러 잔에 음료를 담아 와야 한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콜라

콜라를 담아와 사진을 찍어 본다.

어디서나 마실 수 있는 콜라 맛이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풀세트

한상 가득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본다.

셀프바 제도가 생김으로서 수프가 처음 나오고 뒤이어 메인 요리가 나오는 시스템은 사라졌다.

 

고급화를 지향했던 옛 경양식 레스토랑의 모습에서 패스트푸드와 같이 혹은 분식점과 같은 분위기가 된 것 같다.

클래식 혹은 그 시대에 유행하는 노래가 잔잔히 흘러나오고 무릎 위에 천으로 된 냅킨을 올려 두고 순차적으로 나온 음식을 먹는 분위기가 아니다.

 

테이블 순환율을 높이기 위해 셀프바와 약간은 변형된 밑반찬이 그 변화된 모습을 채웠다.

잉글랜드 왕돈까스 단면

경양식 돈가스의 가장 핵심이라 생각되는 소스.

잉글랜드 왕돈까스는 예전부터 이 맛을 고수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예전에 먹었던 경양식 돈가스의 그 맛보다는 약간 부족하다.

 

동인천 근방의 3대 돈가스니 4대 돈가스니 하는 곳을 다 가보고 먹어본 결과 이곳이 가장 경양식 돈가스 소스에 가깝다고 결론을 내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를 방문하곤 한다.

 

그런데 예전에 먹었던 그 맛을 재현해 내는 경양식 돈가스를 만나긴 쉽지 않은 것 같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가 지금보다 미디어에 주목을 덜 받았을 때와 비교해 보면 이전이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80~90년대 인테리어를 통해 그 시절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그때 그 맛을 추억하게 한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이지만 그 맛과 분위기를 상기시켜주는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잉글랜드 경양식 돈까스

주소 : 인천 중구 우현로90번길 7 혜성빌딩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