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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A-604기)56

[공군 이야기 56 / 시즌 1 마지막화] 기술학교 수료와 함께 자대로 떠나다 2004년 3월 30일 월요일 날씨 : 맑음 오전 5시 30분 기상하고, 40분에 점호장 집합하여 각자 배치받은 자대를 듣는다 어젯밤에는 비가 와서, 점호장은 아직 마르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는다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났지만, 현재의 피곤함을 이기는 중요한 발표를 기다리기 때문이다 교육생들은 자대 배치받게 될 곳이 어디인지 기대와 걱정으로 발표를 듣는다 배속될 자대명이 먼저 불리고, 이곳으로 배속되는 교육생의 이름이 뒤를 이었다 드디어 올 것이 온 순간이다 앞으로 남은 군생활을 하게 될 곳 제15 혼성 비행단 명이 불리고, 몇 명의 이름이 호명된 뒤, 내 이름이 불렸다 본인의 자대가 어디인지 들은 교육생들은 다시 각자의 내무실로 돌아갔다 우리 내무실의 대부분은 수도권 사람들이었.. 2023. 11. 11.
[공군 이야기 55] 기술학교 수료식 2004년 3월 29일 월요일 날씨 : 맑음 -> 흐림 이제는 꿈에서도 군인인 걸 인식하게 된다 더 슬픈 건 눈을 뜨며, 여기가 군대라는 걸 다시 한번 인식하며 일어나는 것이다 오늘은 이곳을 떠나기 하루 전날이다 처음보다는 마지막이 기억에 오래 남는 법이다 그 이유에 대해선 과학자들이 밝혔을지 모르겠지만, 경험상 어떤 단체에서 지내게 될 때 첫날보다는 마지막 날의 기억이 더 선명하다 입학의 설렘보다는 졸업의 아쉬움과 후련함이 더 인상 깊은 걸 보면 과학적 근거가 없어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다 인솔 조교는 학과장으로 향하기 전, 영화 보고 과자 먹느라 늦게 나오지 말라고 했다 영화와 과자라니, 그런 일이 가능할까 라는 의심과 이제 더 이상 진도 나갈 것도 없으니, 그럴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학과장으로.. 2023. 11. 7.
[공군 이야기 54] 기술학교에서 마지막 일요일, 응급 수진 다녀오다 2004년 3월 28일 (일) 날씨 : 맑음 기회는 지나고 나면 잡을 수 없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신 중, 기회의 신인 카이로스의 그림을 보면 앞머리는 무성하지만, 뒷머리는 대머리다 즉, 기회가 올 때 잡을 수 있지만 지나고 나면 잡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처럼 지금의 시간이 이병으로써 가장 편하게 누릴 수 있는 시간이지만, 현재의 자유보다 더욱더 많은 것을 바라고 있기 때문에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게 된다 더 누리고 싶은 자유라고 해 봐야 지긋지긋하다고 생각되는 이곳을 벗어나고, 조교의 통제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BX에서 먹거리를 사 먹는다거나 전화를 집에 할 수 있거나 그런 것들을 바라게 되다 보면, 현재의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잊게 된다 자대 가면, 이병이 어디 이렇게 자유롭게 내무실에.. 2023. 10. 7.
[공군 이야기 53] 수료를 앞둔 토요일의 기술 학교 2004년 3월 27일 (토) 날씨 : 맑음 더 이상 평가를 위한 수업은 없다 3월 30일 화요일이면 이곳을 떠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이제 남은 건 시간이 지나는 것뿐 자대를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꿈자리도 싱숭생숭하다 꿈에서는 말이 되는 것 같지만, 깨서 생각해 보면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꿈인가 하는 꿈들의 연속이다 사회에 있을 때의 모습이 꿈에 나오더라도, 그게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아직 휴가도 안 나갔는데, 어떻게 이 모습을 하고 있지?' 라는 생각이 꿈에서도 드는 것을 보니 군기가 바짝 든 건지, PTSD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사단장의 방문이 있는 날이다 공군 교육사령부 사단장의 방문이 있다고 하니, 군대의 꽃인 보여주기를 할 때다 학과 수업생 중, 절반은 .. 2023. 7. 1.
[공군 이야기 52] 수료를 향해 달려가는 기술학교 생활 2004년 3월 26일 금요일 날씨 : 맑음 다음 주 월요일이면, 자대로 배치받는다 그런데, CP 근무를 서야 했다 순서대로 서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가능하면 하기 싫은 근무 중 하나다 군화 독이 걸리면 CP 근무 면제라고 했는데, 오른쪽 다리 부근에 모기 물린 것처럼 울긋불긋 솟아있는 게 보였다 금방 없어지겠지 했지만, 그게 군화 독이었다 병명으로는 봉와직염이라고 했다 안 씻어서 걸린다고 하는데, 그렇게도 걸리겠지만 피부가 약하면 걸릴 수밖에 없는 병이다 닿으면 아프고 쓰라린 피부병이다 그대로 두면, 문제가 되니 조교에게 알려야 한다 그렇게 되면, 군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으로 배려해 준다 신발은 군화에서 체련화 (운동화)를 신을 수 있게 해 주고, 수진 요청을 하면, 기지 내 병원에 가서.. 2022. 7. 30.
[공군 이야기 51] TO가 나오고, 자대를 고르다 2004년 3월 25일 목요일 날씨 : 흐림 -> 맑음 아침 일찍 일어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 건강 해 진다고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생활한다고 해도, 마음이 편하고 생활환경이 좋아야 가능한 것 같다 임상 실험을 본의 아니게 한 결과로 내리게 된 결론이다 감기가 낫지 않고, 발목 부위의 염증이 그대로 인걸 보면 말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군화 독이었다 의학 용어로는 봉와직염인데, 청결하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똑같이 씻어도 개인에 따라 생기는 피부병이니, 잘 씻어도 걸린 걸 보면 군대 체질이 아닌 게 확실 해 졌다 시험도 봤겠다 이제 남은 건 TO를 받아 들고, 그 인원에 맞게 지망하는 일이 남았다 대학 입시처럼, 정원이 정해져 있고 본인이 가고 싶은 자대를 지원하는 것이다 TO (T.. 2022. 4. 22.
[공군 이야기 50] 기술학교의 모든 시험이 끝나다 2004년 3월 24일 수요일 날씨 : 맑음 -> 흐림 오늘은 기다리기도 했지만, 오지 않았으면 하는 종합 평가 시험이 있는 날이다 시험의 끝이 보여서 일까? 불행히도 해피 엔딩은 아니지만 휴가 나가는 꿈을 자주 꾼다 휴가를 하루만 주고, 빨리 귀영하라든지 먹고 싶은 걸 못 먹고 온다든지 하는 꿈이다 아침에 괜히 건빵 먹다가 조교한테 끌려가는 내무실 동기들을 보며, 별 일 안 일어날 거 같은데 이슈가 생기는 걸 보면, 그것도 희한하다 종합 평가 그동안 준비 기간에 비해 많은 학습량을 공부해야 해서 스트레스가 있었는데, 종합 평가와 3차 평가의 시험 보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한 번에 A4 2장을 주고, 다 채워야 하는데 오전부터 이렇게 시험을 봐야 했다 훈련소부터 오늘의 시험들까지 모두 합산되어서 점수가.. 2022. 4. 18.
[공군 이야기 49] 기술학교의 마지막 일과들 2022년 3월 23일 화요일 날씨 : 맑음 -> 흐림 기술학교의 생활도 1주일 남짓 남았다 이번 주는 학과들이 모두 마지막이므로, 재입대를 하거나 유급이 아니고서야 들고, 배울 일이 없다 훈련소도 그렇지만 이곳에서도 시간에 비해 배우고 외우고 익혀야 할 양이 많다 긴 기간 동안 공부하면, 모두 고득점을 받을 수 있겠다 그러나 모두의 고득점이 아닌 시험이 목적이므로 그런 여유 있는 시간은 주지 않는다 기술학교 1단지의 생활이 마지막이고, 살면서 이곳에 다시 오고 싶어도 오지 않을 그 시간을 기다리는 때이다 식당에서 한창 나오던 군가 중 하나인 "보라매의 꿈"의 가사 중, "이곳이 내 집이다 내 목숨 건 곳"의 가사처럼 집처럼 생활했던 곳을 곧 떠나 남은 2년 2개월을 어딘가에서 생활해야 한다 그곳이 원하.. 2022. 4. 16.
[공군 이야기 48] 기술학교 첫 시험일 2004년 3월 22일 월요일 날씨 : 흐림 -> 맑음 (뭉게구름) 어젯밤에는 과정 근무를 하는 동기가 교관의 업무를 도우며, 밤 10시에 내무실로 들어왔다 마가렛 과자 2개를 가지고 왔는데, 그걸 1/4로 쪼개서 소라과자 봉지에 저장해 뒀다 다람쥐도 아니고 먹을 걸 보면, 즉시 먹을 것과 나중에 먹을 걸 구별하고 있었다 다들 자대를 어디에 쓸 것이고, 어떻게 갈 것인지 이야기를 하며, 앞으로 다가 올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C.P. 근무를 서며,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를 하는 동기가 있는데, F-16 학과장에 있는 공중전화에서 둘이 앉아서 소곤소곤 얘기를 하고 있길래, 같이 근무 서는 동기 이름을 불렀더니 조용해서, 다른 이름을 불렀더니 또 조용해서 뒤로 돌아 뛰어서 반대로 왔다는 이야기다 진짜 귀신.. 2022. 4. 12.
[공군 이야기 47] 생각이 많아지는 일요일 2004년 3월 21일 일요일 날씨 : 맑음 -> 흐림 근무가 있는 밤은 편히 자는 것이 쉽지 않다 잠을 자다가 다시 일어나야 하기 때문에 잠자리에 들어도 평소보다 더 긴장한 상태로 잠을 자야 하기 때문이다 어젯밤에 회식을 할 때, C.P. 근무 때 먹으려고 아껴뒀던 과자들을 양쪽 건빵 주머니에 넣고, 상하 번 지시를 받으러 갔다 왼쪽엔 소라 과자 오른쪽엔 약과 바지에서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나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잘 넘어갔다 3월 말이 되니, 새벽 공기가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 3월의 이미지로는 따뜻한 봄날인데, 이미지에 비해서는 추운 날씨지만, 처음 C.P. 근무를 설 때보다는 나아졌다 당시에 F-16 학과장 2층엘 가면 당직 사관용 전화기가 있었다 이때 5분 넘게 지지직 소리가 난다면,.. 2022.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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