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돌라 타고, 민통선을 넘으며
우리나라가 분단 국가라고 알고 있지만,
체감할 때는 통일 전망대 혹은 임진각처럼
국경보다 더 엄격한 통제 구역을 만났을 때다
북에서 내려 온 실향민들은 곧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어제나 그제나
눈에 담아 둔 마지막 고향의 모습을 그리며 살다
지금까지 고향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있다
우주 저 먼 곳도 아니고, 고작 정해 놓은
가상의 선만 넘으면 되는 곳인데,
60년이 넘도록
북쪽 고향을 그리워 할 수 밖에 없다
최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는
임진각 평화 곤돌라가 만들어져
실향민에게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국가 안보와
관광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코로나로 반대편은 못 가지만
곤돌라를 타러 간 8월말에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과
코로나 바이러스 (COVID-19)로 인해
반대편 정차가 안되는 반쪽짜리 곤돌라 운행만 이뤄졌다
그렇다고 가격도 반값은 아니었다
최근 기사를 보니, 2020년 9월 8일부터
북쪽 정류장에서 내려 관광이 가능하다고 한다
매표소에 들어가기 전부터
열 체크, 인적사항 기록을 해야 했다
참고로, 같이 온 일행 중 한명은
반드시 신분증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을 소지해야 한다
민간인 통제구역을 들어가기 때문이다
대인 : 9,000원 (단체 : 7,000원)
소인 : 7,000원 (36개월 ~ 13세 이하) (단체: 5,000원)
그 외에
경로우대 (65세 이상 본인) : 6,000원
국가유공자,장애인
(국가 유공자 본인, 장애등급 1~3급: 본인 동반 1인,
장애등급 4급 이상 본인) : 6,000원
파주시민 (관내 거주하는 시민) : 4,500원
영·유아 (36개월 미만) : 무료
※ 할인 대상자는 해당 증명 제시 필수
놀이공원에서 자유이용권으로 받았던
손에 두르는 표를 받고 나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탑승장까지 올라가면 된다
2층에서 만난 휴게시설
2층엔 던킨 도넛을 비롯 해 간단히 음료와
빵을 먹을 수 있는 카페와 휴게 시설이 보였다
일명 교황빵이라 불리는 빵을 판매하는
프로방스 베이커리도 보였다
탑승장에 가기 전,
밖을 내다 볼 수 있었는데
성실하게 움직이는 곤돌라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11시 방향엔 자유의 다리가 보인다
1953년 휴전 협정 후,
북쪽에 잡힌 한국과 유엔군 포로 12,773명이
이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왔다고 한다
상징적인 의미를 모른 채
그저 다리의 디자인만 본다면,
볼품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곤돌라 탑승
곤돌라를 타기 위해 목적지에 다다르는 순간 밖을 보니,
세상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보이지 않는 세균과 전쟁 중인데,
8월 말의 하늘에서 가을을 느낄 수 있는 걸 보니
시간의 흐름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곤돌라와 케이블카의 차이는
원리로 구별하지만 겉보기엔
별반 차이 없어 보인다
가장 빠르게 구별하는 것은
탑승차에 탑승 시, 움직이는 탑승차를 타면
곤돌라
탑승차가 멈춘 뒤 사람들이 타면
케이블카
위의 두 포스팅에서 나온 구간에 비하면,
짧은 구간의 임진각 평화 곤돌라
만화나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로봇이나 우주선을 타고
출발하는 느낌이 이런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서서히 출발하다가, 어느 순간 가속한다
임진각 평화누리 곤돌라
총 길이 편도 850m (총 탑승 시간 약 10분)
주변을 둘러 보니, 논과 임진각이 보였다
연이은 비 소식으로 인해
임진강은 흙탕물이 되었고,
가장 높은 지점인 50M 지점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북쪽 목적지 반환 미군기지인 캠프 그리브스에서
하차 후, 주변 관광이 가능해야 하지만
당시엔 앞서 설명한 것처럼
내릴 수 없었다
아쉬움을 안고 유턴하여 돌아갔다
전쟁의 아픔이자 상징이 된 건축물이
더 이상 제한된 구역의 상징이 되지 않고,
마음껏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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