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에 나가기까지
소개와 미팅의 합성어인 소개팅
관용어처럼 써서 그런가 보다 하지만 괴상한 단어다
소개라고 하기엔 올드하고, 미팅이라고 하기엔
포괄하는 범위가 넓다
그래서 그 중간의 가볍지만, 특별한 두 사람의
만남을 뜻하는 단어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연애 시작의 가장 빠른 길이요
각 자마다 실전 경험을 통해 상대방의 의중을 캐치한다
연애를 못해서 나온 자리인데,
연애의 시도와 실전 경험이 있어야 의중을 알아채니,
모순적인 생각이 든다
물론, 연애를 다 해보고 더 이상 주변에 만날
사람이 없어 나오는 경우도 있다
두 사람 모두 연애의 목적이 있어 나온 자리인데,
왜 이뤄질 확률이 높지 않을까?
1. 연애의 확률은 높지 않다
주변에 연애하고, 결혼하는 사람들을 흔하게 본다고 해서
연애 확률이 높은 것이 아니다
서울대생을 많이 본다고 해도,
서울대 입학이 쉬운 것은 아닌 것과 같다
이 말은 연애의 확률은 높지 않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연애가 쉬웠다면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 연애 문제로
사람들이 골머리를 썩지 않았을 것이다
특별히 소개팅은 더 낮은 확률이다
일단 내 눈에 괜찮은 사람은 남들 눈에도 괜찮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주변에서 가만히 뒀겠는가?
조금만 친절하게 대해 주어도, 그냥 쳐다만 봐도
말 한마디만 해도,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되고
그 둘은 커플이 될 확률이 높다
헤어진다고 해도, 이런 매력적인 사람은 언제든지
다시 주변에서 커플이 될 만한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소개팅 자리에 나오는 경우는 어떤가?
주변에서 짝을 찾지 못해 나온다
본인은 인기가 많은데,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이니 제외하고, 일반적인 경우를 보자
주변의 쓸만한 사람들은 모두 다 연애 중이다
본인 또한 쓸만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상대방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보다
좀 더 생각해 보면, 매력적이지 않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렇다는 것은 소개팅 자리에서 서로를 봐도
매력을 크게 못 느낀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내 눈에 좋으면,
남들 눈에도 좋다는 걸 생각해 보면 이해하기 쉽다
확률적으로 서로를 볼 때,
좋은 사람이지만 이성으로써의 매력이
크게 어필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는 자리가
소개팅 자리다
가뜩이나 낮은 확률의 연애인데,
여기에 매력마저 없다면, 감성이 아닌
이성적으로 접근하게 되는 자리다
매력을 어필한다 해도, 감성으로 받아들여야 할
부분을 이성으로 서로가 서로를 받아들이니
연애의 감정이 생기기 쉽지 않다
2. 임하는 자세가 다르다
소개팅은 연애에 목마른 사람부터
재미 삼아 나오는 사람까지 나온다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하면,
진심인 사람과 장난인 사람이 만날 수도 있다
이번에는 꼭 짝을 찾겠다는 의지의 사람과
어떤 사람인지 한번 실제 보기나 해 보자라고
나온 사람이라면, 연애가 될까?
연애의 굳은 의지를 잘 포장해서,
어필하면 상대방에게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다라고
생각되게 만들고, 다음에 한번 더 보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렇게 되면, 스포츠 경기에서
역전을 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이다
웬만하면 망하는 소개팅을 성공으로 이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걸 뒤집을만한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일상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한 사람은 열성을 다 해서, 상대방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데,
연애를 지금 하기보다는 새로운 사람을 한번
만나 봐야지 라는 자세의 사람이 보기에는
부담도 이런 부담이 없다
둘 다 뜨뜨 미지근하면, 뻔한 결과라서
이야기 하나 마나지만, 한 명은 불이고
한 명은 물과 같은 마음 자세로 앉아 있다면
당연히 이뤄지기 쉽지 않다
3. 매력을 보이기 어려운 자리
개그맨들에게 지금 웃겨봐라고 하는 것만큼
어려운 요청도 없다
소개팅은 위의 예시처럼,
지금 둘이 만나봐라고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둘이 동갑이니까 친구해라고 누군가 이야기한다고 해서,
곧바로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친구가 될 수 있는 조건이 둘이 있음에도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피할 사람인지, 친구가 될 사람인지
시간의 검증을 통해 알아간다
소개팅은 남보다 가깝고, 가족보다는 먼 사이가 될지
모를 사람인데, 더욱 만남이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2-3시간 만났다고 해서, 이 사람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고, 사귀는 사이가 되고 싶다는 것이
쉽게 되진 않는다
이 자리는 마치 연애에 환장한 사람처럼 보이지
않을까 라는 부담을 느끼게 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연애 감정으로 상대방과 만남을 갖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연애는 하고 싶지만 인위적인 것은 싫다
하지만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사람은 없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타계하는 것이
소개팅인데, 막상 소개팅에 나오면
자아의 혼돈이 생긴다
연애가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상대방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갑자기 웃겨보라는 주문을 받은 개그맨의 심정으로
매력을 어필하는 시간을 받았으니,
마음껏 매력을 보여야 하는 부담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 나가야 한다
그 결과 자연스럽지 않으며, 매력적인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한 채 소개팅이 끝날 확률이 높다
그때는 가장 통상적인 위로로 자신을 다독여야 한다
인연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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