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식사는 생존의 의미를 넘어섰다. 먹을 것이 없어서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가 지났기 때문이다. 그 증거로 하루 세끼도 많다고 해서 간헐적 단식이 나오고 원하는 몸매를 만들기 위해 식단 조절까지 하고 있다.
이제는 음식을 봐도 먹을지 말지 또 어떤 영양소를 주로 먹을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음식을 먹을 때 고민이 많다.
먹고 싶어도 칼로리가 높다는 이유로 원하는 음식을 먹지 못할 수도 있고 먹는다고 해도 정해진 양만큼 먹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음식에 관한 두 견해가 생긴 것 같다.
체중 조절 또는 건강상 하루 세끼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없으니 최대한 신중하게 음식을 고르고 만족감을 높일 수 있는지 고민하는 부류와 한 끼 식사 배만 부르면 된다는 생각으로 메뉴에 대해 큰 고민 없는 부류로 나뉜다. 이 둘의 말은 모두 맞지만 함께 있을 땐 의견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음식에 대한 생각이 환경과 의지에 따라서 다른데 이 둘의 공통점은 맛있는 음식을 찾는 데 있다.
배만 부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조차 맛없으면 배 부르게 먹는 것이 쉽지 않다.
그래서 음식점을 찾을 때 그 마음 가운데 맛있는 음식을 찾는다.
맛있는 음식
맛있는 음식은 사람의 마음을 열리게 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기억하게 만든다.
나이가 들면 과거에 먹었던 요리가 떠 오르는 것이 그런 이유다.
현재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음식이 있다고 해도 과거에 먹었던 음식의 맛이 기억에 남아 그 맛을 재현해 보려고 노력하거나 그렇게 만드는 음식점을 찾는 것은 머릿속에 맛있는 음식이라고 남았기 때문이다.
또한 맛있는 요리는 소개팅이나 데이트 또는 중요한 사람과의 만남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만남의 상황에 맞는 음식 메뉴와 식당 분위기 그리고 서비스가 모두 조화롭게 어우러지면 맛집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기분 좋은 상황이 만들어져 좋은 분위기 속에 식사를 하게 된다.
음식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
음식이 주는 힘이 있다 보니 미식가가 되려는 사람들은 맛집을 찾게 된다.
어떤 때는 맛집을 아는 것이 힘처럼 생각되는 순간도 생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맛집이라면 만사를 제쳐 두고 찾아가 보는 경우도 있다.
맛집 하나 더 안다고 해서 인생이 바뀌는 건 아니지만 그것이 정보력이고 힘이라고 생각되고 내 만족을 준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몸을 움직이고 시간과 돈을 쓰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맛집이라고 해서 세상 맛보지 못한 맛이 나는 경우는 없다.
김치를 먹었는데 소고기 맛이 나는 경우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요리에서 기대한 맛 중에 최상은 느낄 확률은 높다.
똑같은 식재료로 요리를 해도 직접 해 먹는 요리와 전문 요리사가 하는 요리의 맛이 다른 걸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미식을 하는 사람들은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차이에 일반적인 사람들이 보면 작은 것을 위 해 큰 희생을 하는 사람으로 비친다.
한국에 살고 있는 미식가가 맛있는 요리를 하는 식당이 미국에 있는 걸 알았다고 한 끼 식사를 위해 미국까지 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맛있는 음식이 있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투자를 한다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적당한 타협
미식가가 되면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맛있는 음식을 찾게 되어 좋은 음식을 찾고 먹으려 한다.
좋은 음식을 찾는 것도 좋지만 심해지면 음식에 대한 불만불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음식에 대한 기준이 높아서 매 끼 식사를 먹기 위해 고생할 수도 있고 음식을 먹을 때도 불만에 싸여 먹을 수도 있다.
오히려 미식가가 아닐 때 보다 건강이 안 좋아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생겨서 본인과 주변에 도움이 되는 긍정적인 모습이 과해지면 매사가 불만인 미식가가 되므로 음식에 대해 타협이 필요하다. 음식에 대한 자세는 맛 평가도 있지만 감사함이 먼저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 있어도 소화할 수 있는 위장이 없으면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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