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가을
불과 몇 주전만해도, 이렇게 더울 수 있나?
정말 선선 해 지는 계절이 다시 찾아올까?
늘 의심했지만, 답은 한결같이 그런 날이 온다였다
매년 반복되는 의심 속에 만나는 진실
가을은 유난히 짧고, 익숙 해 질만하면 어느덧 겨울이 온다
도시에 있으면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을이 되면, 산으로 모이는 것 같다
피부로 느끼는 계절의 변화가 아닌
오감을 모두 자극시키며 만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가을이 아쉽지만,
갑작스레 등산할 수는 없었기에 접근성이 쉬운
김포 대명항에서 시작되는 평화누리길 1코스를 찾아간다
서해랑길, 경기 둘레길, 평화 누리길?
크게 보면 해남부터 강화까지 이어지는 1,800km 구간인 서해랑길
경기도의 관점에서 보면, 경기 둘레길
김포의 입장에서는 평화누리길로 이야기하는 것 같다
같은 길인데, 어디서 소개하느냐에 따라서 이름이 다른지
이곳에 오면 무슨 길인지 헷갈릴 정도의 명칭을 만난다
입구에 들어서자 서해랑길이라는 안내가 나온다
김포 99코스, 강화 100코스
서해랑길로 보면, 현재 위치인
대명항 함상공원 (군함공원)에서
강화 방향으로 들어가면 총 5시간 코스
그런데, 이곳은 함상공원이 정식명칭으로 알고 있는데
안내판엔 군함 공원이라고 한다
승마산 (3.1km / 50분) - 수안산성 (7.4km / 2시간 20분)
- 학운산 (12.5km / 4시간 20분) - 99코스 시점 (5시간)
지치지 않고 내리 걸으면 5시간 만에 가나보다
강화 100코스 시점
초지대교 (1.5km / 20분) - 전등사 입구 (9.6km / 3시간 30분) -
온수성당 (10.9km / 3시간 50분) - 이규보 선생묘 (15.4km / 5시간 10분)
- 100코스 종점 (6시간)
안내판의 색상이 아쉬웠다
지도에는 연두색과 주황으로 루트를 표기했는데,
아래 설명에는 파란색과 주황으로 표기되었다
심지어 지도의 루트 색상과 정반대의 안내다
지도의 연두색 루트는 설명의 주황색과 동일하며,
주황색 루트는 설명의 파란색과 동일하다
서해랑길을 기준으로 김포 99코스와
강화 100코스를 합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색상을 통일하면 훨씬 이해하기 쉬워 보인다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지만, 이해하기 힘든 친절 같다
이번엔 평화 누리길 버전이다
평화 누리길 올댓스탬프 설치 방법을 적어 두었는데,
이런 앱이 있는지 오늘 처음 알았다
평화 누리길 도보여행자 안전 수칙
1. 혼자 여행 오신 분은 각 코스 출발 시간을 오전 9시로 맞춰서 다른 여행자분과 함께 걷기를 권장합니다
2. 걷기 종료시간은 하절기 18시, 동절기 17시로 이 시간 이후 걷기를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 혼자 걸을 때는 수시로 자기 위치와 안전여부를 가족이나 지인에게 알려 주세요
4.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비상연락처(경찰 112, 소방 119)를 숙지하세요
5.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변을 지날 때에는 길가에 붙어서 걸으세요
6. 코스를 벗어나 가파른 계곡이나 절벽 등으로의 모험은 피해 주세요
7. 도보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자기가 걷는 코스의 정보를 충분히 숙지하시고,
걷는 동안 이정표에서 알려주는 현재 위치를 잘 파악해 주세요
문의처 : 김포시 관광진흥과 031) 5186-4020
당연하지만, 어기면 건강하고자 했던 일이 수포로 돌아갈 확률이 높아진다
사람들은 편하기 다니기 위해 자동차를 만들고,
이동 수단을 발전시켜 왔는데, 그로 인해 걷는 걸 안 해서
건강이 안 좋아지니, 이 무슨 아이러니한 일인가
경기둘레길 1코스 버전
경기도까지 스케일을 키우니, 김포를 넘어
고양시, 연천군, 파주시까지 나온다
진짜 이걸 다 걷는 사람이 있나 궁금할 정도다
세상에 절대는 없으니, 분명 있긴 있겠지만
여러모로 투자해야 할게 많은 일일 것이다
각 시, 군 대표적인 관광지를 기록해 두었다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지도로 보니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지
막상 걸으라고 하면, 강철부대 저리 가라 할 만큼
힘든 일일 것이다
우리나라가 좁다고 하는데, 여기만 봐도
드넓은 나라가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그 앞엔 대명항 쉼터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뒤로 함상공원 (군함공원)의 상징인 군함이 있다
쉼터 안에는 자전거와 그에 맞는 복장을 한 무리가
있어야 그림이 맞을 것 같다는 상상이 든다
이제 시작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사시사철 웃고 있는 캐릭터가 벤치 끝에서 반긴다
뭘 뒤집어쓴 건지 모르지만, 일체형 옷인걸 보니,
자외선에 민감한 캐릭터 같다
다시 한번 알려 주는 평화 누리길 1코스(염하강철책길)
14km이며, 4시간 동안 걷는 코스라고 한다
평화롭게 보이는 안내판과 달리 무시무시한 거리를
기록해 두었다
안내 판에는 아래와 같이 적혀있다
평화누리길의 시작점으로 바다 건너 강화도를 바라보며
덕포진과 부래도, 염하강을 따라 철책길을 걷는 구간으로
가족과 함께 걷기 좋은 길이다
염하강철책길순환코스는 조선시대 신미양요와 병인양요 때
서구열강과 치열하게 싸웠던 천혜의 지형을 이용해
설치한 군영인 덕포진을 순환하는 코스이다
14km를 다 걸으면, 행군한 느낌이 들 것 같다
인증 스탬프 찍는 곳
이게 빠지면 섭섭할 것이다
입구에 위치한 인증 스탬프
도장 하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고퀄리티다
스탬프 찍는 방법이 있으므로, 모으는 취미가 있거나
인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찍고 넘어가야 한다
잊어버릴까 봐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평화누리길 1코스 안내판을 보니,
이젠 진짜 들어가 봐야 할 것 같다
평화누리길 1코스와 경기둘레길 안내판이
서로 경쟁하듯 안내를 하고 있다
안내판 숫자로 보면, 평화누리길 1코스 승리다
어디 갔다 왔냐고 하면,
평화누리길 1코스 갔다고 해야 될 것 같다
뒤에 보이는 철책을 보면, DMZ 비무장지대 들어가는 것 같은데
입구 캐릭터 보면, 놀이공원 온 것 같다
교통 안내까지 빼놓지 않는 꼼꼼함이다
온 국민의 통일 염원을 간직한 곳
천혜의 자연경관과 수많은 동식물들의 보금자리이자
반만년 역사 유적을 품고 있는 곳
여기는 평화 누리길입니다
DMZ의 가치
생태적 가치
한국전쟁과 반세기가 넘는 군사적 대치로 심각하게 훼손되었던
DMZ 생태계는 오랜 시간 엄격한 통제와 자연치유 능력으로 인해
귀중한 생태자원을 간직한 독특한 생태계로 회복되었다
DMZ 생태계는 자연의 회복능력을 상징하는 공간으로서 세계적인 생태지역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현재 정부와 경기도, 강원도는 DMZ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화적 가치
'전 세계 유일한 분단 지역', '냉전의 마지막 유물'이라는 DMZ의 태생적인 한계가
평화를 향한 전 세계의 소망으로 승화되면서, DMZ는 평화를 바라는 전 세계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지역이 되고 있다
미래적 가치
남북한의 교류와 협력, 통일시대를 맞아 DMZ는 미래를 대비하는 기회의 땅이자
통일한국을 이끌어가는 전진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생태관광지와 평화, 역사문화의 살아있는 교육장으로 거듭날 약속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위와 같이 이렇게 적혀 있다
또 다른 세상
군생활이 떠 오르는 듯한 철책
그리고 원형 철조망은 경계 근무를 서며,
사주 경계 철저해야 할 것 같다
진짜 농담이 아닌 게, 이 길에 누군가 대변을 쌌다
크기와 모양 봐선 절대 애완견의 것이 아니었다
사람의 것이라고 믿고 싶지 않았지만,
합리적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아무튼 이곳은 배경 무엇 하나
통일되어 있지 않은 오묘함이 있다
바닷가의 낭만과 철책선
아직은 푸른 초목과 가을 햇살이 어우러진다
그 뒤로 함상공원(군함 공원)의 상징이 전역한 군함이 있다
예전엔 함상공원이라고 했는데,
이젠 명칭을 바꿨나 보다
철책 틈사이로 보이는 석양
이때 해야 아름답다고 생각해야 할 텐데,
갇혀있으면, 이른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금 걷다 보니, 포장된 길이 나온다
이 길의 초입에는 사유지입니다 라는 글자가
빨간색 페인트로 적혀있다
이 길이 사유지인가? 아니면 오른쪽 녹색 담장이
사유지란 뜻인가 모르겠다
2011 마을 미술 프로젝트
꿈꾸는 염하강
2011 마을 미술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2011 마을 미술 프로젝트 추진위원회 및 김포시가 주관하는 생활공간 공공미술로 가꾸기 사업입니다
꿈꾸는 염하강은 2011 마을 미술 프로젝트 공모당선작으로 평화의 메세지가 주제이며
염하강이 품고 있는 역사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담아 염하강변 평화누리길에 20여 점의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하였습니다
작품을 감상하며 평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즐거운 산책길에 또 다른 의미 있는 시간이 더해지길 바랍니다
2011년 10월
이렇게 적혀있었다
혼자 타기엔 쓸쓸해 보이고,
둘이 타기엔 좁아 보이는 흔들의자 그네
한 여름에 앉기엔 더워 보이고,
더 추워지면 앉을 생각이 안 날 듯하다
이곳도 2011 마을 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일까?
근데 이건 아무리 봐도 진짜 전투호 같이 생겼다
군대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 조형물을 보니, 설치 미술 작품처럼 보인다
2011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 대해 몰랐다면
티브이에 나오는 사람처럼, 이런 조형물을 좋아해서
이곳에 하나 둘 설치한 줄 알았을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하며
지금처럼 걷기 좋은 시기가 없다
너무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다
한적하게 잠시나마 걸을만한 곳을 찾는다면,
이곳 김포평화누리길 1코스가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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