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설악산
속초는 유명한 산과 바다가 함께 존재하는 도시다
그리 크지 않지만, 하나하나 둘러본다면
세심하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그중 설악산을 여행 코스로 잡았다면
4성급 호텔인 속초 켄싱턴 설악을 빼놓을 수 없다
클래식한 느낌과 영국 콘셉트 인테리어가
어우러진 곳이어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잠을 자기 위한 목적이라면 그리 나쁘진 않다
다만, 내부에서 취사가 되지 않으므로
그 점이 불편하다면 불편한 점이다
복도에 다양한 전시품들
2021년 5월, 스탠다드 온돌룸으로
예약하고 방문한 호텔의 복도에는
유명인들이 기부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먼저 보이는 바둑기사 출신의 정치인
조훈현의 사진과 물품들이 보인다
요즘 사람들에겐 기억이 나지 않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 리스트
마라토너 황영조 선수의 싸인이 들어간 유니폼,
신발 그리고 발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2011년 안나푸르나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산악인 박영석의 장비들이 친필 싸인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살아생전 산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우리나라 대표 산악인 중 한 명의 역사를
어렴풋이 볼 수 있었다
1990년부터 8년간 사용했던 이중 등산화
안나푸르나를 오르면서 신었던 등산화가
친필 싸인과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자세한 설명은 위의 내용처럼 적혀 있다
1990년 ~ 1998년 사용
야냐푸르나(Annapurna, 1990년 5월 4일)에서
남가파르바 (Nanga Parbat, 1998년 7월 21일) 등정까지
여덟 번의 정상 등정에 사용했던 이중 등산화
1999년 6월 기증
2002년 4강 신화를 일궈낸
한일 월드컵의 기증품들이 보인다
안정환, 이영표, 최태욱, 송종국, 박지성 등
지금은 축구계와 방송에서 지도자 혹은
해설 위원으로 만나는 선수들의
현역 시절 유니폼과 장비들을 볼 수 있다
세월이 지났지만, 그때 그 순간의 기억은 생생하다
2002년 7월 11일이라고 쓰인
최태욱 선수의 축구화
월드컵 때 신었던 축구화로써
2002년 7월에 기증되었다
스탠다드 온돌룸 (마운틴 뷰)
정리 정돈되어 있을 때 찍었으면
조금 더 깔끔하게 보였겠지만,
급히 찍는 바람에 완전한 정리가
되어있지 않았다
1980 ~ 90년대를 살았던 기억이 있다면,
그 당시의 인테리어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취사는 불가능한 것이 아쉽지만,
욕조와 침구류만 있다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여행객들에겐 좋은 숙소다
원룸으로써 화려한 느낌은 없지만,
하룻밤 조용히 자기엔 좋다
카드키는 종이 케이스와 함께 받는다
설악산이 보이는 방
오션뷰처럼 탁 트인 바다를 보거나
최고층에서 바라보는 뷰는 아니지만,
가파르고 높은 설악산을 바라보는 것
그 자체로도 매력이 느껴진다
이제 막 새싹이 나와 옅은 녹색을 띠는 나무와
웅장한 산을 한눈에 바라보는 것은
자연밖에 줄 수 없는 시원함이 느껴진다
창 밖을 통해 바라본 설악산은 아이맥스 영화관의
스크린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맑은 5월의 하늘
낮에 본 풍경은 학창 시절
수학여행을 왔을 때처럼 맑은 하늘과
적당한 온도가 느껴졌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 싸인 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새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숙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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