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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daily life )/생각(Thinking)

군생활 중 들었던 황당한 변명 3가지

by G-Kyu 2010.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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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자 하는 변명

명을 할 경우는 대게 살기 위해서 하는 경우가 많다

"다 해도 좋은데 걸리지만 마라..."

라는 말을 곧이 곧대로 듣고,

"다 해도 되나보다...?!"

라고 생각한다면, 군생활 중 이름보다 먼저 붙게 되는 말은 '고문관'인데...
재빠른 눈치와 적당한 싸바싸바(일명 : 아부)가 어떠냐에 따라

군생활은 꽈배기처럼 꼬이기도 하고,
서해안 고속도로처럼 빵빵 뚫리기도 한다

그런데 늘 계산대로 군생활이 풀리던가?

비가 온다고 했는데 맑은 날
맑은 날인데 비오는 날이 군생활이다



하루하루 정해진 일과가 있어서 똑같은 날의 연속일 것 같지만
늘 새로우면서 지쳐 쓰러질 것 같지만 전혀 지치지 않는 강철같은 바디와

도대체 이것은 어디에 쓰는 것인가...왜 하는 것인가...라는
미스테리의 연속 안에서 20대의 나날을 보낸다

그러다 보니 예기치 못한 일이 많은데
갑작스런 상황을 벗어나서 광명을 찾아 보겠다고

많은 군 장병들은 변명을 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하지만...황당한 변명도 있었으니...

들어 본 변명 중 가장 황당했던 변명 3가지를 꼽아 봤다
동일한 상황에서 사용시, 구타 유발을 할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것이 무병장수의 길

전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레르기가 아니라 알러지가 맞다는 표현...
많이 들었지만 그래도 알러지 보다는 알레르기라고 해야 뭔가 와닿지 않는가?

아무튼 알레르기에 관한 에피소드인데...

2년이 넘는 군생활을 마치며, 내일 전역하는 김병장
그를 축하하기 위해 그동안 그와 함께 했던 부대원과 영외자(쉽게 말해 직업 군인)가
한 자리에 모여서 회식을 하는데...

그를 보내며 아쉬워하는 부대원도 있었고
말은 안하지만 내심 기뻐하는 부대원도 있었을테고

제대를 하건 말건....자신의 전역일은 보이지도 않는 막내 부대원도 있었을터...
자리에 참석한 사람만큼 각자 생각이 있었는데

전역자를 축하하기 위해 고기를 먹기로 하고,
삼겹살을 먹으며 전역을 축하하고 있었다

전역을 하는 김병장과 친하게 지냈던 이상병은
고기와 상추만 먹을뿐 고추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던 것


오늘은 고추가 대세라고 하며, 김병장은 조금이라도 맛있는 것을 먹여주고 싶은 마음에
고추를 계속 권하지만 이상병은 계속 거부를 하는데....

김병장 : 야...너 왜 자꾸 고추 안 먹냐?

이상병 : 사실....전 고추 알레르기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음식 중 고추가 안 들어가는 음식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고추를 이용한 요리가 많지 않은가....?!

인생의 즐거움 중 절반은 먹는 즐거움이라는데
고추를 먹지 못한다니...왠지 측은한 생각이 들어 증상이라도 물어보기로 결심한다

김병장 : 그래....? 고추를 먹으면 어떤데? 어디가 간지러워? 아니면 부어올라?

이상병은 조금은 당당한 목소리로 이야기 하였는데...

이상병 : 사실...고추를 먹으면....맵습니다

....고추드립에 속았다는 생각이 드는 김병장은
이상병에게 고기보다 고추를 더 먹였다고....

소 귀에 경 읽기

대에서 즐거움을 찾기란 쉽지않다
그래서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기 시작하는데

먹고, 자는 것만 철저히 보장이 되어도 즐거워한다
그러다가 신병이라도 한명 들어오면

병장선에서 우르르 몰려가서 신병에게 평점을 매기는데...
가끔씩 평점의 점수조차 매기기 어려운 신병이 들어온다

훈련소에서 분명 훈련병에게
군인이라는 개념을 심어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회 물이 남아 있고,
자신이 어느 위치인지 상황파악이 안 되어있는 신병이 그런 신병인데...

겉으로 봐서 구분이 가는 경우도 있고
똘똘하게 생겼지만 막상 말해보고 일 시켜보면 거지 발싸개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있다

포병이었던 김상병

고된 막내 생활에 드디어 신병을 받고,
 이제 군생활 좀 펴겠구나 라는 생각에 절로 기뻐하는데...


신병이 들어와서 김상병이 하던 일을 그대로 착착 해내면 얼마나 좋은가?
하지만 신병에게는 재사회화가 필요하니...

김상병이 하던 일을 그대로 신병에게 전수시켜야 
비로소 진정한 해방을 맛 본다

이것저것 가르쳐보니, 고문관이 아닌 A급 신병이란 생각이 서서히 드는데..
포병인만큼 포를 쏘기 위해 각도 계산을 하는 간단한 수학 이론을 가르치는데

분명 A급 신병이라고 생각했던 녀석이 건성건성 듣기 시작하고
말은 안하고 있지만...

'가르쳐 봐야...헛수고 일껄?'

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은가?!

김병장 : 야...너 내 말 듣고 있냐?

신병 : 김병장님....전 중학교 때 수학 포기 했습니다
         자꾸 말씀하셔도 전 모릅니다

그 날 신병은....

"모르면 군생활 끝나냐" 라는 말로 시작하여,
모르면 끝이 아니라 배워야 한다는 교훈을 배웠고

하이바를 쓰면 조그마한 타격에도 큰 울림이 귓가에 퍼지는 것까지
같이 깨달았다 한다

생각대로 안된다

대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누구일까?

몸이 아픈 사람이 가장 서럽기도 하지만 건강한 사람 중 뽑는다면
운동 못하는 사람 아닐까?

그 중에서도 축구를 말이다

부대별로 혹은 대대별로 선호하는 운동이 다르지만
군대스리가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군대 하면 축구이고 그 만큼 축구를 많이 한다

축구 선수인데 축구를 못하면 답답하고
이와 비슷한 말로 군인인데 축구를 못하면 답답하다

답답증은 선수로 따지면 팬과 선수 본인이 느끼고
군대에서는 고참과 동기가 답답증을 느낀다

돈을 주고 좋은 선수를 영입하여 리그에서 선전하길 바라는 감독의 마음은
제발 축구 잘하는 신병이 와서 소대 분위기 혹은 대대분위기 좀 살렸으면 하는 마음과 같다

그러던 와중에 사회에서 조기 축구 좀 했고
최전방 공격수를 했다는 신병이 들어왔다


소대원들은 다같이 생각하길...

"드록신정도일까...? 아니면 호날두 같은 모습일까...?! 메시일지도 몰라..."

하나같이 위닝과 유럽 축구에서 봐왔던 선수의 모습을 생각했는데...
피지컬도 좋아 보이고 그 말이 뻥인 것 같지는 않았다

김병장은 축구를 잘 한다고 하니...묘한 호감이 생겨서
왠지 아끼고 아끼면서...라이벌 소대와의 축구 경기를 손꼽아 기다리는데...

몇일 뒤
드디어 자신들만의 엘 클라시코 데르비(El Clasico Derby)가 시작되었다

사회 축구와 군대스리가는 격한 수준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신병은 고전을 하였고, 원래 못했던 김병장의 소대원들은 진흙축구를 하고

심지어 골키퍼는 거미손이 아닌 기름손으로 전락하여
왠만한 볼은 다 골로 허용하는데...

경기가 한창인데 갑자기 신병이 경기장 밖을 유유히 걸어 나가는 것 아닌가?
마침 공을 잡은 김병장 라인 밖으로 공을 차 내고

혹시나 부상을 당해서 나가는 것 아닌가 생각하여
걸어 나가는 신병을 부르는데...
 
김병장 : 야!! 어디가?!

신세대 장병답게 아무말 없는 신병
결국 맞고참이 데리고 김병장 앞으로 오게 만들었는다

김병장 : 야 경기중에 어디가? 고참들 경기하는거 안 보여?

신병 : 경기가 안 풀려서...짜증나서 나갔습니다


티비에서만 봤다는 뚜껑 열린다는 표현이
김병장에게 그대로 적용 되었고

김병장은 자신이 7옥타브 버금가는 샤우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가운데 라임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신병은 경기 흐름이 좋건 안 좋건
두개의 심장을 가진 것 같은 박지성처럼  뛰어다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후문

확실한 대답만이 살 길

시방편으로 살기 위해 변명을 하고
때로는 자신의 감정을 너무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

사회와는 다른 군대이기에 신병 때 가장 많은 실수를 하는데
조심하고 배운 것을 잊어버리지만 않는다면

고문관으로 군생활을 마감하지 않을 수 있다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는 실수담은 지금도 어디선가 계속 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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