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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A-604기)

[공군 이야기 35 ] 실미도에 대해 듣다

by G-Kyu 2020. 10. 16.

2004년 3월 9일 화요일 날씨 : 맑음

군대는 머피의 법칙이 정말 있는 것이 아닐까 할 정도로 체감되는 곳이다

내가 속한 곳에서는 좋은 일이 없는데, 다른 곳에서는 좋은 일이 일어난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곳 기술학교 2단지는 아직도 특례 기간으로써 긴장을 늦출 수 없는데

기술학교 1단지는 자대 분위기가 난다고 할 정도로 특례도 끝나고, 조교들이 교육생들에게

호루라기 불며 발맞추게 하며 걷는다고 한다

 

이등병의 입장에서 자대는 좋은 곳이 아니지만, 기술학교에서 받는 통제에서 벗어났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듯 했다 

자대 가면, 이보다 더 눈물 나는 이등병 생활을 겪을 것이라는 생각이 없던 교육생의 입장에서

사용되었던 말이다

 

기술학교 생활을 1주 이상 하다 보니, 식사 시간에 교육생들을 기다리기 지루했던 조교들이

식사를 빨리 끝내는 대대부터 인솔 해서 가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속도보다는 순서에 맞게 인솔했는데, 시간을 단축하고자 하는 일 같았다

 

본격적인 학과 공부


1주차에는  시설 특기라면 배우는 공통 과정 (시설 일반)이 끝나고,

2주 차부터는 특기에 맞는 세부적인 과목을 배우게 된다

전력 운영 특기이므로 그에 맞는 학과 공부가 시작된다

 

여기서 배우는 학과 공부를 자대에 가서 사용할까 생각되었는데,

자대 가서 사용된 이론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부대 환경이 다르고, 병들에게 이런 지식을 요하는 일을 시키지 않는다

그럼에도 배우는 것은 말 그대로 이론이고, 교육생들을 점수화하여

차이를 두고자 하는 것 같았다

 

군대는 생활환경이 보장되어 있지만 반대로 그 환경을 언제 누릴지 모른다

무슨 말이냐면, 추위를 대비한 내무실, 난로, 내복, 장갑 등이 예비되어 있다

그러나 내가 춥다고 해서 언제든 따뜻한 내무실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음식도 그렇다

삼시세끼 모두 제공하고, 부식까지 제공하지만 내가 배 고프다고 해서

언제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게 아니다

명령, 복종, 규율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앞으로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그때 주어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누려야 한다

아침을 먹는다면, 점심때까지 아무것도 못 먹으니 밥을 많이 먹게 된다

배 고프면 체력이 약해지고, 쉽게 감기에 걸리고, 몸에 힘이 없기 때문이다

 

3월이지만 꽃샘추위 때문인지 겨울 못지않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도 춥다고 해서 따뜻한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자리를 이탈할 수 없다

그래서 옷을 항상 껴입고, 추위에 대비하게 된다

 

이전 글에서도 전력 운영 특기를 받고, 비행단에 배치받는다고 가정하면

전기반 / 발전반 중, 발전반에 배치되길 바라는 포스팅이 있었다

 

 

[공군 이야기 11] 훈련소 3주차 - 본격적인 훈련

3주차 시작 6주 훈련 과정 중, 절반이 시작 되었다 빡빡 머리도 점점 익숙 해 지고, 군가가 입에서 자연스러워진다 조교 성대모사 하는 놈들이 생겨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때쯤 생각되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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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반이 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운이 작용해야 한다

 

1. 비행단에 자대 배치를 받아야 한다 

- 가능하다면, 자신의 집과 가까운 비행단으로 가야 공군에 온 목적이 달성된다

2. 전기반 / 발전반 중, 발전반 TO가 있어야 한다

- 전기반 보다 발전반의 인원이 많다 



그러나 군대는 줄이기 때문에, 자대 배치받은 곳에서 전기반이 될지 발전반이 될지는

둘 중 자리가 비어있는 곳으로 배치되게 된다

만약, 둘 다 비어 있다면 운에 맡겨야 한다 

본인이 발전반에 가게 되면, 다른 동기는 전기반에 가게 될 테니 말이다

 

발전반을 고집하는 이유는 전기반에 비해 고생 덜 하고, 

군생활을 조용히 하다 전역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발전반에 배치받은 병사가 직감실에서 공부를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은 이야기가 있다

입시 공부를 한 사람이 SKY 대학 중 한 곳을 간 이야기

사시 공부를 해서 합격한 이야기 

직감실에 배정되고 계급이 올라가면, 자기 시간이 많아진다는 뜻이기도 했다

물론 단점도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왕 받은 전력 운영 특기라면 

발전반에 가길 원했다

 

자대 배치는 기본 군사 훈련단 (기훈단) 성적이 70%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정말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만약 기훈단에서 성적이 좋지 않다면

특기 학교에서 아무리 잘해도 30%의 분량밖에 만회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뭔가 희망이 없어 보이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30%를 무시할 수 없는 퍼센티지여서

어디서나 잘하는 수밖에 없었다

 

실미도에 대해 듣다


오전 실내 학과 수업이 끝이 나고,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갔는데

입장 시간이 늦어져서 대기소에 앉아서 부식으로 나온

우유와 메타콘 (쿠키 + 커피)을 먹었다

낮에는 비교적 봄 날씨를 느끼게 해서인지 기온이 올라서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봐 대기소에서 메타콘을 먹도록 했다

햇살도 따뜻하고, 간혹 봄바람이 불었다

지금도 그때의 특별한 느낌과 감성이 추억이 되어 생각난다

 

기훈단과 틀리게 아이스크림 부식은 주 2회라서 아쉬웠는데,

사회에서도 자주 먹던 메타콘이 나와 반가움도 있고,

별다른 군것질을 할 수 없었기에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학과 시간에 여담으로 실미도에 대해 들었었는데, 

당시 추적 60분에 나온 이야기를 압축해서 들었다

입대 전 봤던 영화이고, 공군에서 관할한 부대라고 하니 흥미가 있었다

 

행정 처리는 공군에서 했으며, 정보부에서 주관했다고 한다 (박정희 주관)

교관은 공군에서 차출했으며, 훈련병은 새로 입대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동네에서 할 일 없는 사람들에게 회사에 들어오라며 거짓말을 해서

입대시킨 것이라고 했다

 

당시 충남 옥천에서 7명이 입소했다

1명에게 이런 제안을 했는데 다른 6명이 더불어 입소한 것이다

자신들을 죽이려 한 것인지, 답답해서 그런 건지 모르지만

새로 온 교관들이 자신들을 개 취급하여 반란을 일으킨 것이라 했다

범죄자들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 것이 방송 내용이었다

 

태권도 + 도수 체조 시험


오후 수업 때, 수진이 필요한 교육생들은 수진 신청 한 뒤,

단체로 진단을 받으러 갔다

수진 받으러 가면 진찰을 받고, 약을 탈 수 있지만 학과 공부를 빠지게 된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아프면 손해라는 말을 더욱 체감하게 된다

몸도 아픈데, 시험을 봐야 하는 학과 수업 시간을 놓치니 말이다

그걸 만회하려는 걸까? 

수진 갔다가 몰래 전화하고 오는 동기들도 있었다

이때 규정은 훈련병 / 교육생들에게는 특별한 기회가 아니면 전화하는 게

규정 위반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 한 통이 위로가 되는지 

전화 거는 것에 모험을 한 동기생들도 있었다



오후 5시 3분

태권도와 도수 체조 시험을 봤다 

1번 ~ 10번까지 나와서 한 번에 시험을 보게 되었는데, 초반에 시험을 봐서

40분 동안 다른 동기들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며 생각해 보는데, 날씨가 풀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일교차가 커서 그런지 잠깐의 따뜻함으로 덥다고 해서

옷을 가볍게 입을 수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정규 학과 + 부식과 보급품


 기본적인 학과 시간은 8교시까지다

끝이 나면 오후 5시가 되는데, 오늘은 9교시와 10교시가 있는 날이다

비정규 학과인데, 이 시간에는 예절에 대해 교육을 했다

대강당에 앉아서 예절 교육을 듣자니 가뜩이나 피곤한 시간에 

더 졸려서 머릿속에 들어오진 않았다

 

그리고 오늘은 보급품이 나왔는데,

휴지, 비누, 치약, 빨래 비누, 칫솔, 구두약이 보급품으로 나왔다

추가로 부식인 건빵도 나왔는데, 늦으면 모자란다고 해서 

내무 담당 동기가 받으러 뛰어갔다

보급품인데 모자를 수 있다니, 누가 중간에 빼먹지 않는 이상 그럴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하니 믿는 수밖에 없었다

 

군대에서 보급품은 넉넉하게 주지도 않고, 딱 필요한 만큼 준다

예를 들어 두루마리 휴지를 1개 준다면 1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두루마리 휴지 1개를 주고, 떨어져 갈  즈음 다시 보급품이 나온다

 

훈련병, 교육생 일 때는 원하는 지금 받은 보급품이 언제 다 없어질지 모르니

최대한 아껴 쓸 수밖에 없었다

 

기훈단과 다른 분위기


이곳 생활도 처음보다는 적응되어간다 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지내 온 만큼 지내면, 졸업이므로 어쩌면 당연한 생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기훈단은 이동 범위도 넓고, 인원도 많이 봤는데

이곳 기술학교 생활은 이동 범위도 넓지 않고, 인원도 적다

그리고 교육생의 입장이어서 그런지 공부하고, 생각할 시간이

훈련소에 비해서 많다고 느낀다

 

훈련소 퇴소할 때만 해도 이렇게 군 생활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기술학교 생활을 해 보니, 훈련소 생활은 몸과 마음이 고생이고,

지금보다 더 자유롭지 못한 생활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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