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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A-604기)

[공군 이야기 31 ] 특내를 앞두고

by G-Kyu 2021.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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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5일 금요일 

날씨 : 흐림+바람+추움+비+우박-> 맑음

 

외곽 근무가 없는 공군

 

공군에 지원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근무와 훈련이 없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자대 와서 보니,

근무와 훈련이 아주 없지는 않지만

 

군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그리 많지 않았다

 

입대 전에는 불침번이 없고,

초소에서 근무, 정문, 후문에서

경계 근무를 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가 헌병이 그 자리를

채워주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비행단 기준으로 불침번은 자대에 와서

서곤 하지만, 대대원이 많으면,

계급이 높을 시 열외 되었다

 

경계 근무는 헌병이 서기 때문에

일반병들은 근무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일과가 주특기 훈련이 아니라

그날 자신에게 주어진 특기의 일을 한다

 

기술학교에서 하는 CP 근무는

자대 가서 할 일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군사 보안 시간

 

잠자리가 바뀌고, 아직 적응이 안돼서 그런지

꿈을 많이 꾸는 시기였다

중요한 꿈은 아니지만, 깊게 잠을 못 잔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군대리아를 먹고, 오전 실내 학과장을 오는데

날씨가 춥고, 흐리고 바람까지 센 바람이었다

교관 이야기로는 어제 서울에는

30cm의 눈이 왔다고 한다

 

이 날 오전 학과 시간에는 대강당에서

하사관들과 같이 교육을 받았다

여하사들도 4명 보였다

 

군사 보안 시간이란 명목으로

군 생활이 얼마나 유익했는지를 다룬 비디오를

보여 주었다

 

여러 등장인물들이 나왔는데, 그중 첫 번째로 나온

인물은 ROTC 장교 출신이었다

현재는 연봉 18억 7천만 원을 받는 보험회사 부지점장이다

 

29세에 시작해서 33세에 부지점장이 된 이야기

부인도 인터뷰하는데 예뻤던 걸로 기억한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지만,

 

장교 시절,

수류탄 사고가 있을 뻔했는데 뛰어난 기지로

그 사고를 막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걸 믿는 교육생들은 없어 보였다

 

자기 스케줄을 공개하는데,

빡빡한 일정을 보여 주며,

 

자신의 성공 이유 중 하나는

보험 회사에서 터부시 하는 의사들을 공략했다고 한다

고소득층이니, 그로 인해 자신의 승진에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나름 멋진 말을 하고 싶었는지,

성공하는 사람이 소수인 이유는

소수만 성공을 선택하기 때문입니다

라는 말을 마무리로 인터뷰가 끝났다

 

이외에 열쇠 부대 출신의 여자 대위의 이야기

끌려왔다 생각하지 말고, 왜라고 하기보다는

어떻게라는 생각으로 질문하고,

자기 주도적으로 군생활을 하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휴스턴 대학교 MBA 석사

2년 때, 휴학하고 군에 입대한 남자의 이야기

보면서, 

우와 군생활 열심히 해야지 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지만, 군대 와서 시간 버린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국방부의 뜻만 이해했다

현실과 괴리감이 있었지만 말이다

 

추가로 국방부에서 만든 영화를 보여 주었다

1997년~98년까지 우노(Uno)라는 그룹으로

활동했던 강성민이 주연이다

 

안승훈 배우도 나왔다

제목은 Cyber War

 

줄거리는 군대 간 남자가 유학 간 여자를 기다린다

그러다가 여자가 무기 밀수단과 짜고

남자를 속이게 된다

 

나중에 국방부 사이버 수사대에 이게 걸려서

징역 살고, 악역은 죽고 그러는 내용이었다

 

결론은 군 생활시간은 버리는 시간이 아니고,

보안을 어기면 인생이 망한다 라는 내용이다

 

비디오를 본 뒤, 담당 대위가 끝맺는 말을 했다

 

이왕 공군 왔으면, 비행단에 가서 넓은 곳에서

생활해 봐야 한다고 했다

 

몰라서 비행단을 안 가겠느냐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전력 운영병 특기는 구타가 없다고 했다

이건 또 웬 희소식인가 했는데,

 

일과 시간이 힘들어서, 때릴 힘이 없다고 하는데

웃으라고 한 얘기지만, 웃기지도 않고

도움도 되지 않는 정보였다

 

알지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닌 정보를

정보라고 줬으니, 해가 되지 않았으면 다행이었다

 

준비할 것이 많은 오후

3월 초인데도, 비가 오고 바람이 부는데

스산하기 그지없었다

 

3월은 봄이라고 배웠건만, 오늘 날씨만 보면

세상 망하기 직전의 날씨 같았다

 

나무도 부러지고, 까치가 날아가다가 바람을 

못 이겨 날기 힘들어하고 있었다

 

과정 근무를 맡은 동기는 교관들이 플래시 프로그램을

시키는 대가로 핫바와 과자를 줘서 먹고 배부르다는

자랑을 하며, 바나나 우유 하나를 가져와서

나눠 마시게 했다

 

먹을 걸 먹고 자랑하고, 그걸 부러워하는 곳은

군대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저녁때, 샤워할 시간을 줬는데 

훈련소처럼 시간제한을 두지 않고, 

비교적 여유롭게 샤워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단체로 목욕탕으로 샤워하러 간다고 하니,

시간 아끼겠다고 팬티도 안 입고 가는 동기도 있었다

 

샤워 국가대표 선발전도 아닌데,

팬티까지 미리 벗고 가다니 대단했다

 

기술학교는 훈련소와 다르게 특기 번호가 부여된다

다 똑같은 옷과 계급이기 때문에 무슨 특기인지

구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는 따조라고 불리는 특기 마크 배지를 붙였는데,

치토스 과자를 먹으면, 그 안에 들어있는

동그랗고 납작한 딱지 같은 것과 비슷하게 생겨서

그렇게 불렀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로 초급 55310이라고 

쓰여있었다

 

해석하자면, 초급은 말 그대로 초급이고

55310은 전력 운영병 특기 번호다

 

전력 운영병 중, 전기반은 헌병이 복장 불량으로

단속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유가 단속당하면

 

다음에 헌병대에 가서 전기 점검 왔다고 하면서,

전기 내려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웃자고 한 소린데, 가능성은 있지만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일이다

 

이 날은 감점 표를 나눠 줬는데,

인원에 맞게 제작된 게 아니다 보니

각 교육생들에게 샘플로 한 장 주고,

나머지 분량은 손으로 쓰고, 그려서 

가지고 있으라고 했다

 

감점 표는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왼쪽 가슴 주머니에 2장

남색 내의에 2장

이불 사이에 2장을 끼워 넣어야 한다

 

언제고 조교가 감점 표를 뺏어서, 

감점시키기 위함이다

 

교육생들이 교육받는 사이에 불시에 내무실에 조교들이 와서,

말한 대로 정리가 안 되어 있으면, 감점 표만 가져가는 것이다

 

2004년도에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냥 프린트해서 주면 될 걸

 

절대 뺏기지 않길 바라는 감점 표를 

내 손으로 그리고 써야 하는 일을 하게 됐다

 

감점표를 뺏기면, CP (외곽 근무)를 해야 하고

자대 배치받을 때, 점수가 깎여서 불리하다

 

내무실 내에 슬리퍼 정리 법도 배우는데,

정해진 선에 슬리퍼를 맞춰야 하고,

그걸 맞추기 위해 하는 방법도 배웠다

유치원 생이 따로 없었다

 

그리고 약복 상의에 주기도 해야 하니,

저녁 시간이라고 한가하지 않았다

 

그나마 우리 전 기수 선배 중,

전라도 산다고 하면서 빈츠 1개를 주고 갔다

 

그걸 또 동기들이랑 4개로 쪼개 먹으며

꿀맛이라는 표현을 했다

 

그리고 한 가지 팁을 주고 갔는데,

특내 기간이 풀리면, 체련복으로 생활하고,

일주일에 3번씩 회식과 함께 조교들이 더 이상

터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으로썬 하루빨리 그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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