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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장 안의 물고기
언제부턴가 어장 관리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유행이라기 보다는 이제는 척하면 척하고 알아듣는 단어가 되었다
언어는 사회성이 있으니, 이제는 어장관리라고 하면 실제로 사귀지는 않으나
마치 사귈 것처럼 행동하는데 그걸 다수의 사람에게 하는 모습이라고 알아 듣는다
심각한(?) 것은 나는 어장 안의 물고기가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갖는데 있다
그 여자가 혹은 그 오빠가 여러 사람에게 잘 해 주지만, 나만은 특별한 것이다 라는 생각인데
과연, 그럴까?
100보 양보해서 그렇다고 치고, 그 정도인데 왜 사귀지 않을까?
아직 때가 아니라서? 아니면 좀 더 썸을 타야 해서?
사람마다 그 이유가 다를테니, 이 정도면 사귀어야 하지 않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채프먼도 울고갈 170km의 돌직구 던져 주자
"나는 너한테 뭐니? 사귀는 사이야?"
그 때 돌아오는 답이 지금까지의 관계의 결과 아니겠는가
정답은 어부에게 있으니 말이다
나는 어장 안의 물고기가 아니다 라고 되내이며, 지금도 열심히 챙겨주는데
왜 아직도 별 일이 없을까?
잘 챙겨주는 여자(남자)를 좋아한다 하는데, 왜이렇게 평온할까?
적당한 불편함이 필요하다
모든 것이 편하면 고마움을 알기 어렵다
지금 아무렇지도 않게 숨을 쉬고 있고, 음식을 먹었을 때 배가 아프지 않다면
공기에 대한 고마움도, 건강한 위장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기 어렵다
어떤 물건을 잃어 버렸는데, 극적으로 찾거나 어딘가 아팠는데 완치 되어서
아픔의 고통에서 해방 되었을 때는 물건 또는 아팠던 부위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는 원리와도 같다
처음에는 잘 해 주는 것이 서로의 관계를 진전 시키는데 도움은 될 것이다
시작부터 막 나오는 사람보다야 확률이 높지 않겠는가
무례하지 않으며, 필요한 것이 있을 때마다 시기 적절하게
도와주는데 고마움을 느끼지 않을리 있겠는가
영화 '부당거래'에서 나온 것처럼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
라는 대사처럼 어느 순간 당연시 받아들여지는 일이 발생한다
그 동안 아무 말 없이 레포트를 보여 주었던 같은 과 오빠가 안 보여준다면?
사실 레포트는 본인이 작성했기 때문에 보여주고 안 보여주고는 그 사람의 마음인데,
안 보여준다고 하면, 치사하게 왜 안 보여주냐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런 일은 도처에 있으니 더 이상의 예가 없어도 될 정도다
그렇기 때문에 편안함 가운데 약간의 불편함이 필요하다
돌쇠처럼 부려먹기 좋은 사람 보다는 편하게 부탁할 수는 있으나 뭔가 불편한 모습
전자 보다는 오히려 후자에 더 매력을 느낀다
즉, 반전의 모습이 있을 때 좋다는 의미다
나쁜 남자가 인기 있는 이유가 그런 이유에서 아니겠는가
딱 봐도 뻔한 사람보다는 반전을 보여주니 말이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마음에서 이것 저것 다 해주고, 챙겨주고, 다 퍼주는 모습 보다는
불편함의 모습이 필요하다
처음을 보니 끝이 보이는 드라마보다는 어떤 일이 생길까 궁금한 드라마를
보고 싶은 것처럼 말이다
관계는 그리 단순하지 않다
많이 소개된 대로 남자는 여자친구면 친구지 이성친구는 불가능하다
반면에 여자는 각 종 관계가 가능하다
레포트 해 주는 오빠, 레스토랑 데려가는 오빠, 차 태워주는 오빠
그냥 오빠, 편한 오빠 등등 말이다
남자의 카테고리는 그리 디테일하지 않지만, 여자는 가능한데
여기서 오해의 소지가 생기게 된다
여자쪽에서는 그저 심심할 때, 영화 볼 수 있는 오빠의 카테고리 남자인데
남자쪽에서는 나와 썸을 타는구나 라고 생각 할 수 있다
남자의 특성상 투자 심리가 있고, 투자가치가 없다면 더 이상의 지출은 생략한다
구제 차원에서 도와주는 경우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남자가 지갑을 열 때는
어느정도 썸을 염두한 상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해 봐야 아무런 결과가 없는 맨 땅에 삽질하는 일은 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런데 남자 혼자 오해해서 노비처럼 부려지는 것도 모르고,
이렇게 필요한 것을 제공 하다 보면 내 마음을 알아 주고, 마음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한다
반대로 카사노바처럼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남자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남자는 두가지 카테고리에서 판단한다
고민이 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냐며 묻는 여후배가 있다고 하자
이렇게 저렇게 코치 다 해주었더니 결국 그 후배가 좋아하는 남자랑 사귀는 케이스
그 여후배가 나쁘다기 보다 그 여후배에게 남자 선배는 그저 고민 상담 해 주는 오빠였던 것이다
그러니 단순히 자신을 찾는다 해서, 별도의 테스트(?) 없이 고백 했다가는
한방 먹는 결과를 만날 수 있다
투자한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다
돈이 들어간 곳에는 관심이 간다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지만 먹을 것을 사 준 썸타는 여자가 있다면,
다음에 또 만날 기대를 한다던지, 무엇인가 기대를 하게 된다
고민 상담 해 준 시간이 많을 수록 내게 마음이 있는 것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한다
그런데 투자한 시간, 혹은 같이 보낸 시간이 길더라도 둘이 만나는 것은 아니다
학교 같이 다니고, 심지어 같은 반이고 얘기도 하는 사이인데
둘이 만나지 않고 서로 다른 사람을 만나는 모습을 보자
둘이 보낸 시간은 분명 서로 만나는 사람보다는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왜 둘은 만나지 않고, 각 자 사귈까?
혹은 한명이 사귀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 할까?
호감이 있는 사람과 시간을 오래 보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시간을 오래 보낸다고 해서 호감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먹을 것 사주고, 바래다 주고, 필요한 것 다 챙겨줘도
그냥 단순한 오빠로 비춰질 수 있다
퍼주고, 시간을 투자한다고 마음의 문이 열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말 사귀길 원한다면, 혹은 사귈 수 있는 사이라면
제대로 된 방법을 가지고 상대방에게 어필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김치와 밥을 좋아하는게 아닌 것처럼
상대방에 따른 맞춤형 매력 발산(?)이 필요하다
착한 오빠도 좋지만 자기 주관이 있는 오빠가 되어야 한다
항상 여자가 하자는대로 한다면?
처음에야 좋을지 몰라도 앞으로 결정을 모두 여자에게 미룰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줄 수 있으니
나는 네가 하자는대로 하지만, 주관이 있는 사람이다 라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꼭두각시도 아니고 이러라면 이러고, 저러라면 저런다면
무엇인가 시키기는 편해도, 남자친구가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안된다면, 실망하지 말자
모든 문제를 무겁게 다루면, 다음이 힘들다
세상에 한 사람만 남았는데, 그 사람이 나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우울하겠지만
세상에 단 한사람이라 착각한 사람이 나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다음 사람이 있는 것이니, 지나친 자책을 하기 전
다시 심기일전해서 흔히 말하는 밀당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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