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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28 ] 첫 휴가는 전설, 제대는 신화

일상(daily life )/생각(Thinking)

by G-Kyu 2020. 6.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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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3월 2일 화요일 날씨 : 맑음

 

입관식

어제 전투복을 입고 잔 덕분에 점호 시간은 수월했다

아침 점호 후, 식사를 한 뒤 약복으로 환복해야 했다

오전에 있을 입관식 때문인데 이제 정식으로 기술학교에

입교한다는 행사를 하는 것이다

 

휴가 때나 입을 줄 알았던 네이비 컬러로 된 약복을 입고

마치 휴가 나가는 기분을 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첫 휴가는 전설이고, 제대는 신화라는 말을 생각하며

이 약복을 입고 휴가를 언제 나갈 수 있을까 생각을 한다

 

오늘부터 3월이라고 날씨가 갑자기 따뜻 해 진 것은 아니므로

엄청 추웠다 

내복을 입었어햐 하는데, 무슨 멋을 내겠다고

내복을 안 입었는지 모르겠다

 

입관식 후, 특기별로 나뉘고 교실로 배치를 받았다

군대에서 교실이라고 표현하니 어색하지만,

생긴 게 교실이었다 

실제로 학과실이라고 불렀던 것 같다

 

기교 생활은 훈련병 때보다

생활환경과 대우가 조금은 나아졌다

 

이제 밖에서 구르고, 몸으로 때우는 일이 줄고

특기에 맞는 교육을 받고, 자대에 배치되었을 때

업무를 습득하는데 수월하게 하기 위해

교육을 받고, 실습을 받는다

 

군대에서 느끼는 사회 분위기

전력운영병 특기를 받았으므로, 

그와 관련된 이론과 실습을 해야 했다

교실로 이동을 했고, 학교처럼 책상과 의자

그리고 앞에는 칠판과 교탁이 있었다

영락없는 학교의 모습이었다

 

그 동안 대강당에서 교육받거나 야외에서

교육받았었는데, 따뜻한 히터가 나오고

학교 분위기가 나는 곳에서 수업을 들으니,

잠시나마 학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운이 좋은 건지 몰라도 창가 쪽에 자리가

배치되어서 밖을 볼 수 있었다

교관은 중사 계급이었고, 볼펜, 공책, 책 등을 

나눠주며, 앞으로 4주 동안 사용할 것들을

제공해 주었다

 

군대는 필요한 건 다 준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과목별로 할당된 교관들이 있었고,

수업은 간단했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

이 곳의 최고 책임자인 소령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대강당으로 이동했다

물론, 기술학교 전체 최고 책임자는 대령이지만,

자주 마주치는 학과 내 최고 책임자는 소령이었다

 

대강당은 한 건물에 위치 해 있으므로,

이동 시간이 길지 않았다



입소하는 606기

점심때 닭튀김과 케첩이 양념으로 나왔다

사회에서는 이게 무슨 조합일까 하겠지만,

군대에서는 뭐든 주면 좋았다

그리고 부식으로 초코 붕어 싸만코와 우유가 나왔다

 

훈련소와 기교에서 군것질할 기회가 없으므로

이렇게 식사 때 나오는 부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 반가움이 배가 된다

 

만약 사회의 수퍼마켓에서 초코 붕어 싸만코를 봤다면,

살까 말까 망설이던지, 아예 구매할 생각도 없었겠지만

자유가 제한된 군대이고, 기회를 놓치면 언제 올지 모르니

일단 먹고 보는게 생활화된다

 

초코 싸만코는 밖에서 먹으라기에 식당 밖에서

먹고 있는데, 다른 내무실로 간 훈련소 동기를 만났다

며칠 만에 보는 거지만 반갑기 그지없었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었을 시간

다시 교실로 복귀하는데, 저 멀리 기훈단으로 

사회에서 온 차량들이 언덕을 올라가는 게 보였다

그리고 형형 색색 옷을 입은 사회인들이

언덕을 따라 올라가는게 보였다

 

그렇다

오늘은 A-606기가 입소하는 날이었다

짝수 기수로써 입소를 하므로, 앞으로 자대에 간다면

우리 기수의 후임으로 만날 기수다

 

그 모습을 보니, 바로 밑의 후임이 될 수 있는 기수가

입소한다는 것에 대한 반가움과 아직 늦지 않았으니

돌아가라고 하는 마음이 뒤섞였다

 

모두들 한 마음으로 빨리 입소해서 우리가 겪은 일과

우리의 후임이 되라는 마음과 살려면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는 마음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오후 수업

첫날이어서 그런지 수업은 그리 타이트하지 않았다

창 밖을 보니, 자판기와 흡연 장소가 보였다

훈련소에선 흡연이 금지되었지만, 기교는 특례 기간만

지나고 나면, 정해진 장소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정해진 자세로 흡연할 수 있었다

 

흡연 시, 열중쉬어 자세를 취하고 왼손으로 흡연을 한다

오른손을 자유롭게 하는 이유는

상관이 보이면, 언제든 거수경례를 하기 위함이다 

 

어차피 비흡연자이므로 흡연 장소와 흡연 예절은

별다른 관심사가 아니었고, 눈 앞에 보이는

자판기의 음료들이 그렇게 마시고 싶었다

 

가격도 저렴했던 것 같고, 지금도 기억나는 건 

그 안에 컨피던스 음료가 있었다

사회에서는 보기도 힘들었던 거 같은데,

이곳에 있으니 왜 이렇게 프리미엄 음료처럼

보이는지, 저걸 꼭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는 특례 기간이므로

자판기를 이용할 수도 없었고, 흡연도 불가능한 시기다

 

현재 교육을 받는 이등병들의 관심사는 앞으로 4주 뒤

자대 배치를 어디로 받을까가 가장 큰 이슈였다

그래서 교관이 이등병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간단한 정보를 주었다

 

비행단, 싸이트, 방공포에 관한 이야기였다

공군이라면 누구나 비행단을 꿈꿀 것이다

특별한 기관들인 기무사, 공군 본부 등을 제외한다면

비행기가 있는 비행단을 꼭 가고 싶어 했다

 

방공포는 산 위에 포를 만들어서 비행기를

격추하기 위해 육군에서 관리, 운영하던 곳인데

공군이 이 시설을 흡수해서 이젠 공군의 관할이 되었다

생활은 육군처럼 하는데, 공군의 복무기간을 지내야 해서

방공포와 싸이트는 기피 대상이었다

 

당시 먼저 입대한 친구가

화악산 (1,468M)에서 근무 중이었다

SBS 프로그램 중, 리얼 코리아라는 프로그램에서

공군 최전방 부대라고 소개했었던 곳이기도 했다

그 앞에 부대가 하나 더 있었는데, 가장 추울 땐

영하 31도까지 떨어지는 곳이라고 했다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다

 

이런 곳에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걱정이

교육생들의 마음에 자리 잡은 때가 아닌가 생각된다

한편으로는 나는 아니겠지 라는 바람도 있었을 것이다

 

입과 시험을 봤다

과연 얘네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테스트하는 시험이고,

시험 성적은 그 자리에서 알 수 있었다

한 중간 정도의 성적은 나온 거 같았다

 

전기에 관련된 시험으로 기억되는데,

이건 그동안 알았던 지식과 찍기로 풀어야 했다

 

실내 수업은 오후 3시쯤 끝났다

 

조교들은 어디서 대기하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오후 학과장으로 우리를 데려가기 위해 

이미 도착 해 있었다

3월이지만 겨울이라고 해도 믿을 법안 날씨다



실습 학과장 

오후 3시 10분, 

환복을 위해 내무실에 왔다

오전에 약복을 입으면서, 이름표를 고정하는 나사를

찾지 못해 마음 한편에 무거움이 있어서,

그 나사를 찾고 자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환복에 집중해야 했다

 

오전에 빼먹었던 내복과 전투복으로 입고

야전 상의와 모장갑 그리고 외피 장갑으로 무장한 채

야외 학과실로 향했다

 

또 다른 교관을 만났고, 평생 볼까 말까 했던

발전기와 실습용 전주 (전봇대인데, 군대에선 전주라 했다)

나중에 이 위를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특기를 받아도 고약한 특기를 받았다고 생각했다

 

추워서 인지 모르겠지만 군기 잡겠다고 교관이

팔 굽혀 펴기를 시키기 시작했다 

군인이라면 누가나 했던 하나에 굽히고 둘에 올라오는

그 팔굽혀 펴기

 

하나를 외치고, 빨리 둘이 되어야 원위치로 돌아가는데

교관은 그 둘을 쉽게 외치지 않았다

 

P.T.  체조 50회를 하고, 이곳에서는 도수 체조,

태권도 태극 1장을 다시 복습했다

 

약복 검사

야외 학과를 마치고, 내무실로 복귀하고

옷을 갈아입던 중, 오전에 잃어버렸던 나사를 찾았다

어디 가서 살 수도 없는데, 기대하지도 않았던 나사를

찾다니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 후에는 약복 검사를 다시 했다

몸에 맞지 않다면, 교환 혹은 수선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이때, 바지는 한 사이즈 작게 교환을 하고, 

기장도 조금 줄여야 한다고 했다

 

9시가 넘도록 약복 검사를 계속하고

9시 20분이 다 되어서야 검사는 끝이 났다

 

하루가 또 간다

새로운 학과장, 교관, 그리고 앞으로 할 일들을

마주했던 오늘이었다

훈련소 때보다는 수양록을 쓸 시간이 있고, 

조금만 더 지나고 나면, 특례 기간이 끝나서

지금 보다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비행단을 갈지, 방공포 혹은 싸이트로 갈지

그리고 별로 원하던 특기는 아닌데,

잘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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