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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A-604기)

[공군 이야기 6] 훈련소 2주차 - 자살하지 말자

by G-Kyu 2018. 6. 25.

군대에서 자살 하면 나만 손해


우울한 감정은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여기가 끝이구나 라는 생각이 지배하면, 제대 하는 날을 보지 못하고 자살의 길로 간다


군대에서 왜 자살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막상 입대 해 보면 이해는 간다


여러가지 복잡한 감정과 우울함이 몰려 오고, 

거기에 빠지다 보면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 나가나 라고 생각하면, 더욱 답답할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일 수록, 시키는 일 하며 하루하루 다치지 않고 보낸다는 생각을 하면 된다


자대가면 선임들과의 관계도 문제가 되겠지만,

여긴 훈련소 아닌가?


훈련소에서는 위 아래 관계도 아직 성립되지 않았고,

군대에 대해서 잘 모르는 단계이고, 배워가는 단계 이므로 실수는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대충 해서 수료하는 것이 아니라

학과 성적을 통해 원하는 자대로 못 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몰려 온다


별 도움인 되지 않지만, 이럴 때 해 주는 말은


" 군대도 다 사람 사는 곳이다 "


라는 것이다


군대도 크게 보면 공무원과도 같은 부분이 많다

제 시간에 밥 주고, 제 시간에 잠을 자고, 정해진 시간동안 일과를 진행 한다


그러므로 너무 멀리 바라보지 말고,

입소 하고 우울한 날이 지속 된다 할지라도 하루하루 나아지는 곳이 군대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계급이 올라가고,

제대 할 수 있는 날이 다가 오고,

고참들이 제대 하는 날이 오기 때문이다


뭔가 하려고 하면, 힘들기 때문에

그저 그 흐름에 맡기고, 


" 올 것이 왔구나, 남들 다 하는거 해 보자 "


라는 생각으로 훈련소 생활을 해 나가면,

어느 덧 마법의 6주가 지나고, 퇴소일을 맞이할 수 있다


훈련소에서 자살에 대해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다

화장실에서 목을 메고 자살한 것이다


영화 신과 함께에서 나왔던 원일병이 시도한 것처럼 말이다


이 때, 최초 발견자가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르니 살리기 위해

꺼내려 하다가 떨어뜨려서 변기에 머리를 부딪히게 했다고 한다


그 때, 머리에 상처가 났는데 유가족들은 구타로 인해

견디지 못해 자살한 것이 아니냐는 소송을 제기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이후 생겨난 방침이 자살자를 봤을 때는

현장을 훼손하지 말고, 곧바로 신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군대는 훈련 중에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도 있겠지만,

이렇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한다


그러니 우울한 감정은 이해 되지만, 

거기에 휩싸이지 말고, 함께 입대한 동기들과 말을 하고

하루라도 빨리 혼자가 아닌 함께 이겨 나간다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한번 말을 터기 어려워서 그렇지 

내무실에 있는 모든 훈련병들의 마음은 우울한 마음을 갖고 있다


이 때, 통성명 하면서 어디서 오셨냐고 이야기 하면서

점점 친해지다 보면, 어느 새 우울한 감정은 사라진다





훈련소의 아침 풍경


2004년 2월 3일 (화) 날씨 : 새벽은 흐리지만 맑음 + 추움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고, 기상 5분 전인가 10분전에 마이크로 방송이 나온다


"툭 툭..."


마이크를 손으로 치는 소리와 함께 


"금일 점호는 00 복장에 제 2점호장 점호"


어제 다짐한대로 내복은 필수라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조교들은 복도에서서


"빨리 뛰어 나가!!"


를 외치고 있었고, 그러면서 다치지 말라는 이야기

어떨 땐, 뛰지 말라는 이야기도 했다


빨리 뛰어 나가야 하지만, 다치지 말아야 하고

그렇데고 전력 질주는 하지 말라는 이야기


즉, 느릿느릿하지 말고 다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빠르게 밖에 나가서 줄 서란 이야기다


"빨리 뛰어 나가!!" 라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 깊은 뜻이 있다


아직 해가 뜨기 전, 몇백명의 훈련병들이 한 자리에 모여서

군대에서 처음 보고, 보급 받아 본 귀도리를 차고,

계급장이 없는 전투모를 쓰고 줄을 선다


정신줄 놓으면, 다른 소대가서 서 있는 경우가 발생하니

모두 다 같은 빡빡이라 할지라도 얼굴 보고, 소대 근무 보고

제 자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소대 근무의 우렁찬 목소리와 대대 근무의 우렁찬 목소리

몇명이 있고, 현재 인원이 몇명이고 환자가 있다 없다 등을

정해진 틀에 맞추어 보고를 한다


기억에 남는 일은 야외 점호를 할 때

북쪽을 가르쳐 주고, 그 기준으로 부모님이 계신 집 방향으로 바라 본 후

전방에 향해 함성을 지르는 훈련소 아침


부모님께 들리도록 크게 지르라고 한다

물론 들릴 리는 만무 하지만, 

마음 껏 크게 소리 지르고 싶은 스트레스를 이렇게 푸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대대별로 구보를 시작한다

당시 몇 km인지 기억은 안나지만 1.5km였던 것 같기도 하다


가끔 티비로 태릉 선수촌에서 선수들이 새벽에 단체로 뛰는 모습이나

티비의 군인들이 발맞춰 뛰는 모습을 봤는데, 그 모습이 내가 될 줄이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이렇게 매일마다 뛰니 체력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옷 갈아 입고, 모여서 점호 하고,

구보 하고 나서야 내무실에 들어오는 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침에 씻는 건 불가능하고, 내무실에 복귀하면 청소를 한다

군악대 쪽의 길가에 일렬로 늘어서서 쓰레기를 주웠다


오늘 본 일 중 신기한건 부대 내에 버스가 다닌다는 것이다

그 때는 이게 웬일인가 했는데, 추후 생각 해 보니, 부대 내 관사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버스 노선이었다


부대가 크다 보니, 버스 노선이 생길만큼 거주하는 민간인이 많은 것이다

물론, 면회오는 사람들도 버스 노선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군가의 힘


달리기를 할 때, 생각이 많으면 더 지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없이 힘든 것에만 집중하면,

그것 또한 오래 뛸 수 없는 노릇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힘든 상황에서 노래가 힘이 된다는 걸

인간은 깨달았던 것 같다


군대가 편할리 없으므로 여기에 맞추어 군가를 만들었을 것이다

가사만 보면 유치한 군가도 많고, 리듬도 단순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군대에서는 그 군가가 힘이 된다

유행가처럼 바이브레이션도 없다


단순하지만 힘있게 부르는 노래가 구보 중 힘을 준다

각 군마다 특색있는 군가는 있다



공군가 , 보라매의 꿈, 빨간 마후라 같은 군가가 그럴 것이다

공군의 모습을 군가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가장 많이 부르는 노래는 "멋있는 사나이"


멋있는 사나이 많고 많지만

바로 내가 사나이 멋진 사나이


싸움에는 천하 무적 

사랑 뜨겁게, 사랑 뜨껍게


바로 내가 사나이다

멋진 사나이


* 사나이는 자신이 속한 소대로 변경 가능했다

Ex) 3소대


가사만 보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사기를 복돋는데는 군가 만한 것이 없었다


훈련소에 있을 때는 가요를 들을 수 없다

특기 교육 받으러 갔을 때는 유행가를 들을 수 있었지만,


철저히 외부와 단절을 하고, 사회 물을 빼고

리얼 군인이 되었어야 하므로, 가요를 들을 수 없었다


오전 일과는 총기 분해, 오후 일과는 총검술

공군에서 사용하는 총은 M16A1 소총이다

육군은 K2 소총을 사용한다고 했는데, 공군은 미군이 사용했다고 하는 M16A1이다

총기 분해, 조립, 청소등을 가르쳐 주었는데, 여자 중위가 가르쳐 주었다

오전 내내 총기에 대해 배우고 실습하니, 점심 시간이 되었다


국방부 시계는 거꾸로 매달아 놔도 돌아간다더니, 시간이 가긴 간다

점심 먹고, 1시부터 5시까지 총검술을 배웠다

찔러, 때려 등등 뭐든 처음 배울 때, 앞으로 배워야 할 동작과 명칭을 볼때면

과연 이걸 다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과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군대는 안되는건 안 시키기 때문에, 할 수 있게 된다

그저 배우는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그게 쌓여서 전체가 된다

다행히 배워야 할게 많아서 인지 동기부여도 별로 없었다


오후 6시 43분

저녁을 먹고나면, 쉬는게 아니라 씻고, 양치하고, 머리감고 (삭발해도 감아야 한다),

관물함 정리를 한다

오늘은 내무 교육을 소대장이 하는 날이다 

어제는 강당에서 내무 생활에 대해 배웠는데, 오늘은 내무 교육을 했다


크게 어려운 건 아니어서 간단히 배우고, 점호를 했다

오후 10시 33분, 주기와 관물함 정리를 해야 해서 취침 나팔 소리가 들린지 30분이 

넘었음에도 안 자고, 정리를 해야 했다


새로운 곳에 온만큼 다시 모든 생활용품과 옷가지를 새롭게 해야 했다

내일은 급양 (식당 일) 당번이어서, 해야 할 일이 하나 더 늘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하지만, 내일부터는 내복을 꼭 입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댓글10

  • 空空(공공) 2018.06.22 07:21 신고

    다 지나가는 순간이라고 이야기 해 준적 있습니다^^
    답글

  • 라디오키즈 2018.06.22 11:49 신고

    그런 마음이 밀려들 때가 있었죠. 아마 꽤 많은 이들이 순간이나마 그런 생각을 했었을 거예요.
    그만큼 군이라는 곳은 낯선 공간이고, 뭔가 엄혹한 압박감이 확 밀려들어서... 자대까지 가서 적응까지 하면 그나마 괜찮아 지지만...@_@
    답글

    • G-Kyu 2018.06.25 11:26 신고

      훈련의 강도만 힘들꺼라 생각되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간이 훈련소 입소 후, 초반의 심정 같습니다
      하루 하루 아프지말고 지내는게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

  • kangdante 2018.06.25 09:49 신고

    대한민국 남아라면
    두번은 가기 싫어도 한번쯤 다녀올만 하죠?..
    자살은 스스로 인생패배자를 자인하는 셈입니다
    답글

    • G-Kyu 2018.06.25 11:27 신고

      두번 간다고 생각하면, 끔찍 합니다만 자살은 그보다 더 끔찍한 선택 같습니다. 모두 건강히 제대해야 하는데 말이죠 :)

  • 작은흐름 2018.06.25 19:15 신고

    에구.. 이 글이 부디 힘들어서 안타까운 선택 하지 않도록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ㅜㅜ
    답글

  • 신기한별 2018.06.27 10:32 신고

    군대에서 자살하면 본인만 손해죠.
    군대보다 더 힘든 사회생활도 있는데...
    답글

    • G-Kyu 2018.06.27 12:10 신고

      미생의 대사가 생각 납니다
      회사는 전쟁터, 밖에 나가면 지옥
      무엇하나 만만한게 없지만, 군대에서 인생 끝내기엔 더 좋은 일을 만나는 기회를 날리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