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닝 크루가 유행하는 이상한 이유 한 가지
러닝 크루
어느샌가 한국에 러닝 크루라는 단어를 뉴스를 통해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좋은 일로 소개되면 좋으련만 민폐 논란을 주제로 뉴스와 각 종 미디어에서 이 단어를 소개하고 있다.
달린다는 뜻의 러닝 (Running)과 무리라는 뜻의 크루 (Crew)가 만나 만들어진 단어인 러닝 크루.
혼자 달리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모여 한 가지 목적을 가지고 달리는 것이 왜 문제가 되었을까?
여럿이 달리면 서로 노하우도 공유할 수 있고 혼자서 이루기 힘든 운동량을 이룰 수 있는데 말이다.
아마도 무리 지어 달리면서 일부 러닝 크루들이 여러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에 뉴스에 보도되고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눈살을 찌푸리게 문제가 된 것 같다.
러닝 크루의 붐이 생긴 걸 보며 문득 옛날 한국의 모습이 떠 올랐다.
그리고 유행처럼 다시 한 바퀴 돌아 예전으로 돌아온 느낌도 든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황폐화되었던 우리나라.
그 이후 한강의 기적이라고 이야기하며 크나큰 발전 이뤘지만 발전하는 가운데 잘 사는 것이 모든 국민의 소망이었다.
도로는 있지만 자동차가 많지 않았던 시절. 자동차를 가지고 있으면 집을 가진 것처럼 큰 재산으로 분류되던 때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이 때는 차를 타거나 전철,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유롭게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원하는 목적지까지 편하게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시대.
이 때는 걷고 뛰는 것보다는 무엇인가 타고 이동하는 것이 꿈이고 다양한 먹을거리 중 선택해서 먹고 여가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금전적 여유가 있기를 바라며 살던 때다.
걷고 뛰는 것이 일상이었고 자연스러운 이동 방법이었지 취미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 시기를 지나던 사람들은 미래에는 편하게 자동차 타고 이동하지 지금처럼 걷고 뛰는 일이 일상인 삶이 아니길 바랐다.
비단 뛰고 걷는 것뿐 아니라 식사하는 것도 생존과 직결되던 때였다.
우리나라는 보릿고개라는 단어가 존재했다. 삼시세끼 밥을 먹기만 해도 다행인 시절이었고 굶는 일은 다반사였다는 이야기다.
지금은 없어서 못 먹고 먹을 게 있는 것 만도 다행인 삶이지만 미래에는 굶는 일이 없이 원하는 거 다 먹을 수 있는 날을 기대했던 게 수십 년 전 한국의 모습이었다.
바뀐 생활 수준
지금은 생존의 방법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무엇이든 먹는 것이 생존의 길이었다면 지금은 좋은 것 먹고 음식의 양과 종류를 조절하며 먹는 것이 생존의 방법이다.
자동차 타고 편하게 이동하는 것이 꿈이었던 미래를 맞이했는데 다시 걷고, 뛰는 게 건강의 길이고 생존의 길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라이프 스타일이 지금은 그렇게 해야 건강하다고 한다.
신기한 노릇이다.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렇게 살아야 건강하다고 한다.
일부러 걷고 뛰기 위해 돈을 지불하고 헬스클럽을 간다. 러닝 머신에서 걷고 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야외로 나간다.
이렇게 야외로 나간 사람들이 모여 집단이 되고 러닝 크루가 되어 이슈가 되었다.
러닝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장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 뛸 수 있는 몸과 가벼운 옷차림 그리고 운동화만 있으면 된다.
전문적으로 파고 들면 뛰는 자세부터 모든 것이 과학적으로 접근 가능하겠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는 정해진 거리를 일정하게 뛰어 운동이 되면 러닝을 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 해 보니 접근성이 좋은 스포츠다.
건강한 삶
잘 먹고 잘 살고 걷고 뛰지 않기 위해 발전을 했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사는 게 건강하게 사는 길이다.
러닝은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별 다른 장비 없이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스포츠 중 하나다.
혼자 시작할 수도 있고 여럿이서 모여서 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된다.
예전에 몰랐지만 그렇게 걷고 뛰며 사는 것이 건강한 삶의 길이 주목받는 시대가 오니 한국이 정말 부유해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