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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20] 특집 - 내무실편 (1)

공군 이야기 (A-604기)

by G-Kyu 2019.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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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도 사람 사는 곳

 

민간인은 군대 상황을 미디어 혹은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 듣는 것 밖에 알 길이 없다

 

입대 전, 상상했던 군대 이미지는

고된 훈련과 얼차려 (동기 부여)만

생각이 나고, 선임과 후임과의

친할 수 없는 관계만 떠 올렸다

 

훈련소 역시 낙후된 시설 안에

매일매일이 고된 날의 연속이라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입대 해 보니, 

거의 비슷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는

할만하다는 것이다

 

몸이 힘들어서 못 하는 건 거의 없고,

왜 이걸 해야 하나 라는 마음이

몸을 힘들게 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지 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즐거워지지 않지만

생각보다는 낫다 라는 수준이다

 

우스개 소리로 휴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올 때,

 

이걸 귀영이라고 이야기한다

귀영할 때, 배가 고프지 않았는데

 

자대로 들어오는 선을 넘자마자

짜장면이 생각나고, 배가 고프고,

 

먹지 못하고, 하지 못한 것들이

떠 오른다는 이야길 들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까 하지만,

앞으로 얼마 동안은 자유가 박탈당한다는

압박이 위와 같은 생각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훈련소 생활을 하면서 알아 두면,

도움이 될 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조교도 사람이다

 

조교를 처음 마주 한 순간

무섭다기보다는 짜증 난다라는 생각이

확 밀려올 것이다

 

많아야 한두 살 차이로 많은 나이일 텐데,

조교 모자만 씌우고, 계급장만 달면

 

한 5년 이상은 나이 들어 보이게 만든다

본인은 그걸 못 느낄 수 있지만,

 

훈련소 조교를 봐도, 자대 와서 병장을 봐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고작 1~2년 차이일 텐데, 왜 이렇게

나이 들어 보이는지 아직도 미스터리다

 

아무튼 조교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맡은 소대만 해도 30~40명은 될 것이다

 

선임 조교와 후임 조교가 2인 1조가 되어서

관리를 하게 된다

 

훈련병을 통제하는 것이 조교에겐

여간 부담되는 일이 아닐 것이다

 

훈련병 통제 이외에 다른 일도 하므로,

빠르게 통제하고,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면, 일정을 소화할 수 없다

 

처음에는 훈련병들이 어리바리하고,

옷과 외모는 군인이지만 아직 민간인이다

 

이때, 가장 빠르게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서

큰 소리와 압박하는 방법이다

 

사람의 심리상 자신이 잘 모르는데,

누군가 압박을 주고, 주눅 들게 한다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복종하게 된다

 

처음에 조교의 이야기에 명령이 먹히지 않으면,

통제도 힘들고, 명령과 복종의 군대 문화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조교도 선임이 시키니까 

그렇게 훈련병들을 대하는 것이다

 

'저 조교도 위에서 시키니까, 저렇게 하겠지'

라고 생각을 하며, 지내다가도

다시 빡치게 되는 게 조교와의 관계다

 

조교도 처음에는 자기 말에 

앉았다 일어나고, 긴장하고, 그런 모습이

재밌게 생각된다고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계급이 올라가면서,

여기에서 기쁨을 느끼기보다는

매너리즘에 빠진다고 한다

 

다시 이야기하면, 훈련소 퇴소할 즈음엔

웬만해서는 조교와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훈련받다가 죽어라 라고 생각하며,

훈육하는 조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들도 사람이고, 군대 정문을 나가면

또래 친구들이 있고,

 

어쩌면 같은 대학을 다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들도 같은 20대 초반이다

나중에 훈련병 중에 헌병이 되어서,

 

조교가 휴가 나갈 때,

쥐 잡듯이 검사해서, 남들보다

늦게 정문 밖을 내 보내는 경우는

있다고 들었지만,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에 훈련병들과 관계가 좋게

마무리한다기보다는

 

그들도 사람이고, 정들었기에

자신도 군인이고, 무사히 전역하길 바라는

마음이 동일할 것이므로

훈련병들과 좋은 관계로 끝을 맺는다

 

물론, 처음에는 상종도 하기 싫을 것이다

 

내무실의 어벤저스

 

전국에서 다양한 남자들이 모인다

그들의 교집합은 입대한 동기라는 것이다

 

나이, 출신, 학교, 고향 

모든 것이 다른 사람들이

 

같은 헤어 스타일과 복장을 하고,

동일한 목적을 위해 한 곳에서 생활한다

 

군대에서는 사투리를 쓰면 안 된다

억양이야 어쩔 수 없지만,

문장과 단어는 표준어를 써야 한다 

 

처음에는 서먹서먹하다가

지나고 나면 친해지는 무리가 생긴다

 

학교로 생각하면 빠를 것이다

침상 건너편 , 잠자는 자리의 좌우

혹은 나이가 같거나 

 

이런저런 공통점을 찾아

친해지면서 훈련소 생활을 함께

해 나가는 것이다

 

이때, 어딜 가나 인물은 있다

누가 봐도 특이한 사람 말이다

 

지금 기억을 보면, 철인 63호가 있었다

군대에서 모자는 머리 치수에 따라서

호수가 정해진다

 

55호부터 63호까지 있다

대부분 57호 ~ 58호를 많이 쓰는 것 같다

 

그런데 머리가 원체 커서,

63호 모자를 써도 작은 동기도 있었다

 

그래서 모자 뒤를 약간 뜯었는데,

동기들은 대 놓고 이야기 하진 않았지만

철인 63호로 인식하고 있었다

 

중대는 2개의 소대가 하나로 만들어진다

같은 4학년이라고 해도, 1반과 2반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당시 4중대 3소대였는데,

바로 옆 내무실은 4소대였다

 

4중대를 조교가 통솔하는데,

이때 점호를 하거나 훈련을 받거나 하면

3소대와 4소대가 함께 움직였다

 

그러면서, 옆 소대에는 어떤 애들이 있나

보게 되고, 그때 인물을 하나씩 발견한다

 

훈련을 마치고 내무실로 돌아와

잡담을 할 시간이 생기면,

 

'옆 소대 걔는 뭐지?'

라는 식의 이야기가 오간다

 

외모가 특이해서 그럴 수도 있고,

하는 행동이 특이해서 그런 이야길 한다

 

뭐 둘 다 그럴 수도 있지만,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한 동기의 말로 이야기가 마무리됐다

 

"걔들도 우리를 그렇게 생각할걸?"

 

생각해 보면 맞는 말이었다

우리 기준에서 그들이 이상하면,

그들 기준에서 우리도 이상할 수도 있다

 

지금도 기억나는 동기는 

옛날 만화 은비 까비의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

라는 만화에 나오는 등장인물과

비슷하게 생긴 동기다

 

그렇게 친하지는 않았지만,

축구를 좋아했으며

무엇보다 외모가 그 만화의

곶감과 호랑 이편에 나온 소도둑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Youtube 캡춰

심지어 담당 조교 조차도 소도둑처럼

생겼다고 웃음을 보일 정도였다

 

세탁기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

 

수많은 훈련병들이 훈련소 생활 중

빨래를 어떻게 할까?

 

세탁기가 없으므로 손빨래를 해야 한다

보급품으로 빨래 비누를 주는데,

 

제대로 된 빨래를 하겠는가,

대충 비누만 칠하고, 비눗물에

옷만 담갔다가 빼는 수준이다

 

그나마 탈수기가 있어서,

빨래를 짜는 수고를 덜어 준다

 

그래도 열악한 건 어쩔 수 없었다

빨래 건조를 위해 밖에 설치된

빨랫줄에 널어야 하는데,

 

그걸 또 훔쳐가는 녀석들이 있다

그래도 위험(?)을 무릅쓰고,

밖에 빨래를 넌다

 

그러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는,

한시적으로 관물대 밑에 군화줄을 이용해

빨랫줄을 만들고, 거기에 빨래를 넌다

 

기껏해야 속옷과 양말정도를 널 수 있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2004년도엔 그랬다

 

그 때도 세월 좋아졌다고 했는데,

인원에 비해 부족한 편의시설이었다

 

그래도 타군에 비하면 좋은게 아닌가

생각하며 지냈었다

 

월급과 회식

 

군대에서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것이다

 

거창한 걸 먹고 싶은게 아니라

지금까지 먹어왔던 걸 먹고 싶은 것이다

 

그 중 하나는 군것질인데,

굳이 하고 싶지는 않지만,

 

말리니까 더 하고 싶은 마음과

진짜 먹고 싶은 마음이 합쳐지니

 

군것질이 간절 해 지고,

휴가 나가면 먹어야 할 음식이

하나 둘씩 늘어나는 것이다

 

흡연자들은 담배가 피고 싶다고 하는데,

또 어떤 애들은 안 피니까 

자연스럽게 금연이 된다고도 한다

 

그런데, 특기 학교 가면 담배 주니까

왠만해서는 피는 것 같다

 

훈련병으로 있으면서, 훈련을 받아도

나라에서는 월급을 준다

 

월급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1만원에서 2만원 사이였던 것 같다

 

아무튼 훈련소에 있으면서,

이 돈을 쓸 일이 없다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다는 표현이 맞다

그러므로, 훈련소 수료 전

 

훈련병들의 월급을 모아서

조교가 군것질을 사 온다

 

양파링 , 홈런볼 , 음료수 , 오예스 등등

회식 메뉴가 조촐 해 보이겠지만,

 

한달 넘게 이런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없었기에 최고의 회식 메뉴였다

 

게다가 내무실은 취식이 불가능한데,

이 때 만큼은 특별히 훈련병들에게

이런 기회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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