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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A-604기)

[공군 이야기 13] 훈련소 3주차 - PRI 사격 훈련

by G-Kyu 2018.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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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학과 훈련


유격이 끝난 후, 특기 분류 시험을 봤다

공군은 대부분이 특기병이고, 원하는 특기에 지원을 하지만

시험 성적과 훈련 성적으로 원하는 특기를 부여 받을 수 있다


제대 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는 어떤 특기를 받느냐 보다는

누구랑 군생활을 하느냐라고 하는데, 말은 맞지만 원하는 특기를 받고자 하는


훈련병들에게 큰 위로는 되지 않는다

다만, 원하는 특기에 떨어진 훈련병들에게는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2004년 2월 13일 금요일 날씨 : 맑음


지금은 군대가 주 5일제지만, 이 당시만해도 주 5일이 아니었다

주 5일이라고 해도, 훈련병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오늘은 사격 훈련이 있는 날이다

어제 유격으로 인해 몸이 뻐근했지만, 안 할 수도 없으니 해야 했다


사격 자세를 배우고, 사격장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배운다

사격장은 구타가 허용되는 곳이다


그렇다고 마구잡이로 팬다는게 아니라, 사람이 긴장을 하다 보면

웃지 못할 상황을 만든다


예를들어, 총이 안 나간다고 해서 총을 든채 조교에게 총을 겨누며

총이 안 나간다고 이야기 하는 행동 말이다


그러다 갑자기 총알이 발사 되기라도 하면, 사망 사고가 날 수도 있다

군대에서는 총알이 발사 되는걸 "격발"이라고 이야기 한다


훈련병 이 조교에게 총을 겨누며, 


훈련병 : 격발 되지 않습니다!

조교 : (다급한 목소리) 총 돌려 임마!


라고 하자 훈련병이 의장대처럼 진짜로 총을 돌리는 유머있지 않은가?

총을 돌리라는 것은 내게 겨누지 말고, 하늘을 향해 총의 방향을 바꾸란 뜻인데 말이다


정신 차려야 하고, 목숨과 직결되는 곳이므로,

구타를 해서라도 정신 차리게 하는 곳이 사격장이다


사격 자세를 배우는데, 여러가지가 있었다

영화에서 나오는 사격 자세로 했다가는 동기부여 시간을 보게 된다


서서 쏴 , 앉아쏴 , 엎드려 쏴


자세도 여러가지지만, 총의 개머리판을 어깨에 붙이고 쏘는 자세는 동일하다

그걸 "견착"이라고 표현한다


실제 사격을 해 보면, 반동도 있고, 소리도 크기 때문에

얼마동안은 귀가 멍 해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운이 없다면 고막에 손상이 갈 수 있으므로, 휴지를 구겨서 귓 속에 넣고

사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PRI 훈련


PRI (Preliminary Rifle Instruction : 사격 예비 훈련)

사격술 예비 훈련이라고 하는데, 이 훈련을 하면서 피나고, 알 배기고, 이가 갈린다고 해서

영어의 원뜻 보다는 위의 한글 줄임말로써 쓰이는 경우가 많다


사격이 간단 해 보이지만, 표적을 맞추기 위해 준비하 것이 많다

먼저, 조준을 하는 가늠자와 가늠쇠를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조준하고 총을 쏜다고 해서 그 위치에 총이 맞지 않는다

즉 보는 것과 실제 맞는 곳의 차이가 생긴다


그걸 조절하는 걸 영점 조절이라 하고

영점 조절은 총의 가늠자와 가늠쇠를 통해 조절 한다


물론, 제대로 한 곳을 쐈을 때 그 조절이 의미가 있다

그래서 사격 후, 총알이 한곳에 몰려서 맞춘 걸 잘 쐈다고 한다


총알이 맞은 지점을 "탄착군"이라고 표현 하는데, 탄착군이 올바르게 형성되야

그걸 기준으로 가늠자와 가늠쇠를 조절하여, 조준한 것과 실제 맞은 곳을 일치 시킨다



말로 설명하면 어려운데, 가서 설명 들으면 빠르다 


정확한 격발을 위해, 자세도 중요하다

조준은 제대로 했으나 자세가 흐트러 지면 원하는 곳에 맞지 않는다


영화처럼 구르고, 달리고 쏘는 행동을 하면, 다시는 그런 짓 못하도록

체력을 쫙 빼놓을 동기부여가 기다릴 것이다


호흡을 고르고, 격발시 호흡을 멈추고 쏴야 한다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올바른 자세가 사격의 명중률을 높힌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올바른 자세에 격발을 하면,

진동이 최소화 된다


이걸 연습하기 위해 총알이 나가는 총구에 바둑알을 올려 놓고,

엎드려 쏴 자세에서 격발을 한다


이 때 바둑알이 떨어지면 총이 흔들린 것이므로, 바둑알이 떨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흔들림 없니 격발 하는 것이 중요 하다


혼자서 바둑알을 총구에 올릴 수 없으니 2인 1조가 되어서,

한명이 엎드려 쏴 자세를 취하고 격발을 하고, 다른 한명이 바둑알을 올려 놓는다


물론 이 때 총알은 없다

실제 총을 쏘기 전 예비 연습이기 때문이다


훈련의 절반을 지나며...


이쯤되면 미래에 대한 걱정이 슬슬 커진다

훈련소에 어느 정도 적응되어가고, 훈련소에서 보는 큰 훈련들을 서서히 해 나가며

마음에 여유가 조금은 생기기 때문이다


유격, 화생방,사격,행군 


이 4가지가 훈련병들이 이야기하는 큰 훈련이다

실제로 이뤄질 수 없는 예시로 제대에 비유한다


예를들어, 화생방을 하루 종일하면 제대 vs 유격 100시간 

뭐 그런식이다


그리고 특기 분류를 위한 시험도 본 후가 이 맘때다

통신병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100명이 지원했다고 하자


그런데 실제로 필요한 인원은 30명이다

이 때 시험 성적으로 30명이 합격하고, 남은 70명은 다른 특기에 배정된다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

이 때는 짝수 기수는 기술병들이었다


604기였으므로, 뒷자리가 짝수인 것을 짝수 기수라 한다

605기는 홀수 기수다


홀수 기수는 일반병이었고, 짝수 기수는 기술병이었다

지금은 시스템이 바뀌었지만, 당시엔 그랬다


다시 이야기 하면, 시험을 못 봤다고 해서 기술병이 일반병으로 배정되진 않는다

기술병의 자리 (T/O : Table of Organization) 중 하나로 간다


이제 훈련소에 있을 날 보다 나갈 날이 가까워진다는데 뿌듯함도 있지만,

앞으로 어떤 특기를 받고, 어디로 갈지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모두가 비행단을 가고 싶어한다

비행단을 가야 공군에 지원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방공포 혹은 여단 등으로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

방공포는 육군에 소속되어있다가 공군으로 넘어 온 것인데,


복무 기간은 공군, 생활은 육군처럼 한다고 해서 다들 기피했다

훈련을 하면서도, 기쁨과 걱정이 교차되는 시기인 것이다


사회에서는 2주가 금방 지나가지만, 군대에서는 2주가 거의 2달처럼 느껴진다

내일은 발렌타인 데이다


사회에 있다면, 초코렛을 주고 받는 것으로 설레는 날이겠지만

훈련소는 그런거 없었다


단지, 오전 학과만 있는 토요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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