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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첫날 밤


입학이라는 제목의 노래 보다, 

졸업이라는 노래 제목이 더 많다


그만큼 살아가면서 마지막이 더 기억되는 경우가 높은데,

군대는 처음도 임팩트가 강하다


군대와 결혼을 빗대어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첫날밤도 공통적인 것 같다


오후 5시부터 6시까지가 정해 진 식사 시간이다


사회와 다르게 지금 밥을 적게 먹어 두면, 

내일 아침까지 배가 고플 수 있다는 생각을 준다


가뜩이나 날도 춥고, 어두운데 공복까지 된다면

군대에서 병이라도 나면 안되므로 사회에서보다는 많이 먹었다


저녁 먹고 스케쥴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심심하게 놀게 한 시간은 없는 것 같다


조교는 우리를 내무실로 안내 했다

겉 보기에는 학교 같기도 한데, 건물로 들어와 긴 복도를 따라 

내무실로 안내 받았다


이 당시 영화 실미도가 유행했었는데, 

실미도의 내무실보다 더 긴 침상과 침구류 그리고 관물대가 보였다


이제 여기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다

씻고, 이것저것 했던 거 같다


핸드폰도 안 가지고 왔고, 가져 왔다면 그게 더 큰 문제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이야기 하기도 어색한 시간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우울한 분위기 속에 

아무도 말이 없었다


불과 몇시간 전만 하더라도 사회에 있었고

이런 분위기는 예상했겠지만, 그 분위기는 생각보다 무거웠다


마치 몽둥이로 맞으면 아플 걸 알지만,

진짜 맞았을 때, 그 충격을 느낀 것 같았다


점호를 했던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은 안 나지만

점호 없는 군대가 있을까 생각도 든다


밤 10시에 잠을 자라고 하여 자리에 누웠는데,

잠이 올리가 없다


여기서 팁이라면, 20대 초반 청년들을 울릴 수 있는 한마디가 있다


"아..엄마 보고 싶다"


이 말 한마디면, 내무실의 절반은 훌쩍 거리거나 뭉클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본인도 그 중 한명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자


이 얘기를 왜 하냐면, 별 도움은 안되지만

그런 상황일만큼 뒤숭숭한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속편한(?) 놈들은 이미 자고, 심지어 코 고는 놈도 있었다

잠을 자기 어려웠던 것은 낯선 환경도 있지만, 시차 때문도 있었다


사회에 있을 때는 밤 12시가 넘어야 잠을 잤는데,

오늘은 밤 10시에 불 껐으니 잠을 자라고 하니,

잠이 올리가 없다


게다가 이제 몇일 뒤면 집에 가는 수준이 아니라 

최소 99일은 지나야 한다라는 생각도 들고

머릿 속이 복잡한 밤이기 때문이다


군대는 취침 후 30분, 기상 전 30분은 이동 금지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잘 시간에 여기저기 돌아 다니면 

제 시간에 잠을 못 자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 든다


기상 전 30분 이동 금지는 일어나서 점호 해야 하는데

인원 이동이 있으면 어디로 갔는지 찾으려면 

문제가 되서 아닐까 생각 해 본다


난방은 얼마나 강하게 했는지, 이불을 덮고 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

괜히 춥게 했다가 문제 생기면 안되니 가장 강하게 해 준게 아닌가 생각된다


2004년 1월 26일 밤은 잊지 못할 밤으로 기억 되기에 충분했다


건강 해 지는 일정


티비에서만 듣던 기상 나팔 소리와 함께 기상한다

밤에 꿈을 꿀 때는 사회였는데, 일어나 보니 군대에서의 첫 날이 지났다


동절기라고 해서 오전 6시 30분 기상이었다

만약 3월에 입대 했으면, 오전 6시 기상이었을 것이다


아침에 인원 보고도 하고, 구보를 했다

그냥 뛰는 거다 


여지껏 살아오면서 새벽 동이 트기도 전에 

건강을 위해 뛰어 본 적이 었던가 생각 해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군대는 인생 살면서 별걸 다 겪게 해 주는 곳이었다

뛰어서 도착한 곳은 식당이었다


운동 선수들이 왜 건강 해 지는지 알 것 같았다

규칙적으로 밥 먹고, 전자 기기 멀리 하고, 술담배 없고, 운동한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그게 좋건 싫건 그렇게 하는데, 몸이 나빠진다면

그게 더 이상할 노릇이다


사회에 있을 때는 이 모든 걸 지키기란 쉽지 않은데,

군대에 몸을 맡기는 순간 자연스럽게 되는 신기한 현상이다


시간이 멈춘 훈련소


군대는 아침 일찍부터 일과를 시작하기 때문에,

하루가 길다


그것도 엄청 길다고 느껴진다

게다가 하고 싶은 걸 하며 지내는 시간도 아니고,

해 내야 하는 시간을 견디니 오죽하겠는가


지금까지는 민간인 신분이므로, 군대에 적합한지 아닌지를

테스트 하는 기간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군대에서 하는 일은 

머리 긴 훈련병, 다시 머리도 깍는다


몸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 홀딱 벗기고 검사 한다

지금은 바뀌었는지 모르지만 그 땐 그랬다


신상 명세서도 쓰고, 군가도 배우고, 특기 배치를 받기 위한 시험도 친다

앞으로 2년 4개월 동안 입고 신어야 할 옷과 신발을 받는다


옷과 신발을 보급 받으면, 입대할 때 입었던 옷가지들을

모두 우체국 택배 박스에 우겨 넣고, 집으로 보낸다


상자를 한개만 주기 때문에, 너무 짐이 많으면 힘든 것이다

옷부터 신발까지 모든 걸 한 상자에 넣는다


군대는 몸만 와도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순간이다

부대 내에서 필요한 모든 걸 주기 때문이다


물론, 시계까지 주지 않는다

시계 정도만 있으면, 세면 용품부터 다 준다


한가지 팁을 이야기 하자면,

기초 화장품 1~2개는  가지고 가도 좋다


부대에서 보급 받을 때, 로션을 안 가지고 가서

존슨앤존 베이비 로션 분홍색 통을 신청했는데


유전 국가 저리 갈 정도로 기름이 샘솟는 마법의 로션이었다

결국 몇번 쓰다가 결국 쓰지도 않았다


이런 과정을 5일에 나눠서 하게 된다


다음 주면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고

그와 동시에 훈련을 못 받을 사람들을 걸러내는 작업이다


이 때 입소한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된 특징은

시간이 안 간다는 것이다


사회에 있을 때는 시간이 뭐 이렇게 빠른가 싶을정도로 지나가는데,

이곳에서는 시계를 봐도 아직 9시고 , 엄청 지났나 해도 아직 10시도 안됐고


우울함 + 느린 시간은 미칠 노릇이었다


이 시간이 즐거웠다고 하는 예비역을 만나 본 적이 없다

정말 알차게 시간이 안가는 때이다


갈 사람들은 다 간다


지겨운 5일간의 시간이 다 지나가고,

이제 집에 갈 사람들이 걸러졌다


6주 훈련 과정 중, 1주가 지난 것이다

체감상 1년은 지난 것 같다


군대에서 불안한 것 중 하나는 잊혀진다는 느낌이다

사회는 잘 돌아가고 있는데,


여기 갇혀서 썩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사회에 있던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소중하다고 느끼게 된다


지금 가는 사람들은 집에 가는 것 빼고 부럽진 않다

다시 공군에 입대를 하건 육군을 가건

군대를 가야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또 한번 겪는다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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