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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A-604기)

[공군 이야기 2] 입대 (1)

by G-Kyu 2018.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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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와 열차 타고?


지금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다

군 입대의 마음을 제대로 표현한 곡이라 하면, 이등병의 편지 아니겠는가?


실제로 입대 해 보니, 이등병이 얼마나 높은 계급인지 

훈련병의 입장에서는 체감할 수 있지만,

사회인의 시각으로 보면, 이등병이 계급인가?


가장 쫄병의 입장에서, 사회와 가장 가까웠지만

앞으로 남은 군생활은 가장 길고 긴 입장에서 바라 본 시각으로 

만들어진 노래이니, 군입대할 때 이만한 노래가 없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 곡을 부른 김광석씨는 아이러니하게도 군면제였다)


가사도 가사지만, 그 음색 

군대 가면서 꼭 한번쯤은 불러보고, 들어보는 노래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노래 가사의 도입부는  


"집 떠나와 열차 타고, 훈련소로 가는 날"


예전엔 입영열차가 있어서 열차를 탄 것인지

열차가 가장 확실한 교통 수단 때문인지

열차를 해야 감정이 맞아 떨어져서인지 모르겠다


입대 시, 열차를 탄다는 것인데

지역상 기차역보다는 공항이 가까웠다


공군 교육사령부는 진주에 위치 해 있다

군대를 가는 기분도 좋지 않은데, 기차 타고 가려니 고생 길이 보였다


친구들의 조언을 들어 보니, 사천 공항에서 택시타고 

훈련소로 입대하는 방법이 괜찮은 방법이라는 이야길 듣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새 천년을 맞이한 때, 비행기 타고 입대한다고 생각하니

설렘이 0.1%정도 우울한 감정을 지워주는데 도움이 되었다


비행기를 타면 여러모로 장점이 있다


1. 미리 훈련소 근처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김포 공항에서 비행기 타면 1시간 정도 걸리므로, 

당일 오전에 비행기를 타고 가면 된다


2. 그리 비싸지 않은 비용


당시 표 가격이 정확히 떠오르지는 않지만

대한항공을 탔었고, 6만원 ~7만원 사이였던 것 같다


3. 표는 왕복이 아닌 편도로 끊는다


지금까지 비행기 표 중,

왕복이 아닌 편도로 끊은 유일한 비행기 표였다


이게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나 싶지만,

(대게 비행기표는 1장당 계산시, 편도보다 왕복표가 더 저렴하다)


어차피 올라 올 때는 돈 들여 비행기를 탈 필요가 없으니

편도표를 끊게 된다


이건 장점도 단점도 아닌 그냥 인생에 편도표를 하나 끊어 봤다는데

의의가 있어서 넣어 봤다


4. 편하게 갈 수 있다


몇시간씩 고생하며, 진주로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단점을 하나 뽑자면, 혼자가야 이 장점이 득이 되는 것이다

혼자 입대하는 것이 별 문제가 안된다면 혼자 가자


유학가는 기분이 들 수도 있고, 가족 또는 친척들끼리 진주에 함께 가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해서 혼자 입대 했다


김포 공항에서 사회의 마지막 음식인 롯데리아의 불고기 버거 세트를 먹고,

가족들과 100일 휴가를 약속하고, 비행기에 올라 탄다



가벼운 옷차림으로 입대하러 출발한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서 우리나라를 내려다 보니

평온하기 그지 없어보인다


승무원이 물 또는 쥬스 중 어느 걸 마시겠느냐고 해서

오렌즈 쥬스를 한컵 받아 들고, 비행기 안에 있는 신문도 보고


앞으로 몇시간 뒤면, 이런 호사를 누릴 기회가 사라진다는 생각 보다

창 아래의 서해 바다와 오렌지 주스, 그래도 위로가 되는 건 맑은 날씨와 하늘이었다


중학교 때 이후 해 본적 없는 짧은 스포츠 머리를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비니를 뒤집어 쓰고, 지금의 롱패딩처럼 기다란 레알 마드리드 로고가 새겨진 

아디다스 돕바 (이 때는 이런 점퍼를 돕바라 불렀다)를 입고 기내의 안내 방송을 듣는다


곧 사천 공항에 착륙할 예정이니, 잊은 물건 없이 내리라는 안내다


창밖으로 보이는 한려 해상 국립공원을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을 뒤로 한 채

짐이라고 해 봐야 지갑이 든 작은 가방 하나 메고 내릴 준비를 한다


지방 공항은 처음으로 가서, 이곳이 공항인지 버스 터미널인지 구분이 안 갔다

입대 시간에 늦어서 안되었으므로 주변을 둘러 볼 여유도 없었다


혹시라도 운이 좋거나 수완이 좋다면 비행기에서 같이 내린

빡빡이를 찾아서, 돈을 나눠내고 택시를 타면 절약할 수 있겠지만


그럴 마음도 없고, 정신도 없어서, 간혹 보이는 빡빡이들을 뒤로 한 채

혼자 택시에 올라탔다


공항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를 타고, 공군 교육 사령부로 목적지를 전달했다

그 당시 15,000원인지 20,000원인지 정찰제로 운행했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중, 차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은 물감을 뿌려 놓은 것처럼

정말 맑고 깨끗했다


서울보다 이 곳이 더 따뜻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옷차림에 대해 이야기 해야 하는데,


옷차림은 가벼울 수록 좋다

겨울에 입대한다고 해서 극단적으로 가볍게 입을 필요는 없다


갈아 입을 옷도 필요 없다

즉, 짐을 최대한 줄이면 된다


그 이유는 입대 후, 얼마 있지 않아 종이 상자에 입고, 신고 온 모든 물품을

넣어서 집으로 택배 발송하기 때문 이다


박스는 한정되어 있으니, 넣어야 할 물건이 많다면 빡세단 이야기다

여름 군번은 옷이 가벼울테니, 큰 문제는 없지만


다른 계절에 입대한다면 참고 하고 입고 가자

참고로 돈 쓸 일도 없다


나라에 소속된 몸이니, 나라에서 돈을 준다

월급이란 걸 받는데 너무 기대 하지 말자 월급이라고 해 봐야


그 당시엔 병장이 7~8만원이었다 (2004~2006년)

그 아래는 3~4만원 받았던거 같다


지금은 몇십만원 준다고 하는데, 내가 입대 했을 때만해도

큰 폭으로 월급이 오른 시점이어서, 제대 할 때 집 사는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 였던만큼 파격적인 대우였다


그래봐야 시급 100원 정도 였지만 말이다


정문에 도착하자 본 헌병


입대한다고 전국 각지에서 비슷한 헤어 스타일을 하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가축처럼한 남자들이 모였다


당시 정문과 후문이 있는데, 훈련소와 가까운 곳이 후문이었다

군대라고 생각하면, 왠만한 고등학교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 곳은 무지하게 넓은 부지를 가지고 있는 본부(?)였다

훈련도 하고, 자대도 있고, 고등학교도 있고


하나의 도시라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였다

이 이야기는 목적지까지 걸어가기엔 꽤 먼 거리라는 것이다


모두 다 초행길로 보이니, 아무나 따라갈 수는 없고

정문 앞에 있는 헌병에게 입소하려면 어디로 가야하는지 물었다


군대는 "다 , 나 , 까"로 끝나게 이야기 해야 한다고 하는데,

사회에서는 그런 말을 쓴 적이 없다


대부분 "요"로 끝나는 말을 많이 썼고,

그 때는 몰랐지만, 아직까지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 입대 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


진주와서 군인에게 처음으로 한 말이다


" 저 쪽 버스 정류장에서 셔틀 버스 타시면 됩니다 "


오늘 같이 입소하는 날에는 이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을 것이다

눈 앞에 보이는 정류장으로 가니, 입소를 위해 가족들과 함께 온 장병들이 보였다


친구들과 오기도 하고, 다양한 곳에서 온 만큼

사연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얼마 있지 않으니, 버스가 왔고 하나둘씩 버스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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