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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이야기 (A-604기)

[공군 이야기 1] 공군 입대를 결정하기까지

by G-Kyu 2018.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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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 통일


국민학교 시절, (지금은 초등학교지만)

통일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포스터, 표어를 그렸던 기억이 있다


"6.25는 무효다 다시 한번 붙자"

라는 포스터를 그린 적은 없지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란 주제로 그렸던 것 같다

표어를 생각하는 것도 힘들지만 


포스터 물감과 함께 자를 대고 반듯하게 

글씨를 그려내는 일은 노동에 가까웠다


포스터를 그려도 마찬가지였다

심플하지만, 강한 메시지를 담아서 그리는 것이 만만한 일인가?


게다가 색상 수의 제한까지 두고 말이다


김일성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국민학생 시각에서는 그런가 보다, 죽긴 죽는구나 라는 생각 정도였다


통일에 대해 생각하면 남북 분단의 아픔 보다는

군대 안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더 현실적인 시절이었다


이제는 역사책에서나 배운다는 IMF 시절을 겪고,

산소 학번이라는 02학번을 거치면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다


바로 군대 


통일이 되면, 군대 안 갈줄 알았다

그런데 통일도 안되었고, 통일이 되었다고 해서


군대를 안 갈 수 있다는 보장도 없었으므로, 

어떻게 해서든 군대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피할 수 없으면 입대 해라


언제 신검 (신체 검사)를 받았는지 기억도 안 난다

확실한건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어느 정도 시기가 지난 후


지정된 곳에서 신체 검사를 받아야 하니, 

몇날 몇시까지 지역 병무청으로 모이라는 것이다


뭐 좋은 일이라고 꽤 떨어진 병무청까지 모여서

신체검사를 받아야 했다


신검 때는 면제를 받을 수 있는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실제로는 정상인 기적을 기대 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하는 수준의 신체검사를 거친 후,

현역 판정이 나왔으니 말이다


어떤 녀석들은 엑스레이 사진부터, 의사 진단서까지

한뭉치 들고 오는 녀석들도 있었다


아무리 그 자리에서 이야기 해 봤자 

씨알도 먹히지 않으니, 증거 자료를 제출함으로써 

신빙성을 얻고자 함이었을 것이다


뭐라도 하고 후회 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 것인지

정말 군대에 들어가면 죽을 것 같아서인지 모르지만


소중히 모아 온 자료를 제출함으로써 면제

적어도 4급을 받아 공익으로 가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을

전하고자 함이었으리라


하나둘씩 사라지는 동기와 친구들


신검 받고, 어차피 현역이라는 생각에 살았다


학과 친구들은 1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가는 친구들도 있었다

월드컵을 코 앞에 두고 입대라니


군대에 환장한 놈들인가 생각했지만,

먼저 간 놈이 장땡인 군대이므로, 

군대 가서야 그 놈들이 승자임을 알았다


소위 말해 영장이란 걸 받아보진 않았다

대학을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우편함에 꼿힌 영장을 본 적은 없다


다만, 최근 개봉한 어벤저스3처럼

타노스가 손가락을 튕긴것처럼 주변 친구들도 군대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군대에 대해 생각 해 볼 시기가 점점 다가옴을 느꼈다

이렇게 얼렁뚱땅 있다가 친구들 제대했을 때,


느즈막히 군대로 끌려가는 상상을 하니, 

그렇게 20대 중반을 맞이할 수 없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20대의 20%이상을 군대에 바쳐야 한다니,

갑자기 김일성이 미워지고, 군대 안가고 뻐기는 연예인들이 싫어졌다


그래도 현실은 바뀌는 것이 없었으니, 군대를 가야 했고 알아봐야 했다



어디를 골라야 하나?


가장 많이 가는 육군

신사라는 이미지가 있는 공군


다시 태어나도 해병이라는 해병

바다로 가는 해군


4가지 선택의 길이 있었다


카투사의 길도 있지만 토익 점수도 필요했고, 

시기적으로 쉽지 않았다


육군에 대한 이미지는 얼굴에 검은걸 칠하고, 훈련에 훈련을 하는


뭔가 진짜 이게 군인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휴가도 몇개월에 한번씩 나와서, 세상과 단절되는 느낌


해병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해군과 공군은 뭔지도 몰랐다


해군은 배 타는 군인인가 했고,

공군은 비행기는 안 탈텐데, 뭘할까 정도였다


이런 고민을 하던 차에 육군으로 갔던 학교 동기들이 

하나둘씩 휴가를 나오고, 학교를 왔는데


6.25가 다시 일어난 줄 알았다

새까맣게 되었고, 마르고, 한마디로 상거지가 되어 돌아왔다


그런데 친구들이 공군으로 입대를 하고, 소식을 듣고, 휴가 때 보니

공군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당시 육군은 2년, 공군은 2년 4개월이었다

4개월을 더 복무하더라도, 사람답게 있다가 나와야 


폭삭 늙은 아저씨의 모습이 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었는데

공군도 보직별로 다르다는 걸 그 때는 몰랐다


그래도 육군 보다는 낫겠거니 하는 생각에 기술병으로 지원하게 된다

공군은 일반병과 기술병이 있다


일반병은 헌병, 급양(밥 짓기), 총무, 회계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보급 

기술병이 하지 않는 다른 일을 뽑는 것이다


기술병이라면, 전기,통신,보일러, 토목, 운전 등등

기술을 요하는 병사를 뽑는다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하기로 하고,

통신병을 하고자 정해진 때에 인터넷을 통해 지원하고


면접을 보기 위해 당시 15혼성 비행단으로 간다

2003년 11월, 처음 본 비행단은 고요하고 건물이 낡았었다


컬러는 뭔가 미군컬러의 건물

연한 황토색의 낮은 건물은 한눈에 봐도 옛날 건물로 보여졌고,


기지 강당으로 가는 길에 본 연병장은 드넓어 보였다

기지 강당에서 뭘 했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확실한건 면접을 봤다


별 얘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큰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 절차를 거쳐야 합격 여부가 결정되므로


헛소리 하지 않고, 성심성의껏 답을 했던 것 같다


두근두근, 합격자 발표일


이효리의 텐미닛 노래를 알바하는 매장에서 

주구장창 흘러 나오던 2003년의 12월 어느 날


합격자 발표를 위해 컴퓨터를 켜 보니,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입대가 확정되었으니 2004년 1월 26일 오후 2시까지

진주에 있는 공군 기본군사 훈련단으로 입소하라는 메시지를 봤다


뭐 이렇게 합격이 되었나 싶기도 하고,

연기할까 고민도 했지만


같이 알바했던 군대 갔다 온 형은 빨리 가는게 좋다면서,

전혀 위로는 되지 않지만, 현실적인 말을 받아 들이고


더 이상 연기할 수 없고, 당장 아르바이트 그만 두고,

다가 올 거지 같은 2004년을 맞이해야 했다


제대 일을 세어 보니, 2006년 5월 26일이 제대 일이었다

추후 1주일 단축이 되어서 5월 18이라는 잊을 수 없는 때에 제대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은 제대 하고 보겠구나 라는 위로

반지의 제왕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휴가 때 극장에서라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와 실미도를 보며,

이런 군대를 진짜 가다니라는 생각


확실한건 김일성이 사망한 후, 

10년 뒤인 2004년 1월 말로만 듣던 군대를 가야 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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